4월에서 7월 사이에 주로 산란하는 가시고기는 수컷이 새끼가 부화한 집에서 헤엄쳐 나올 때까지 먹지도, 자지도 않고 이들을 보호할 정도로 부성애가 강하다.
이들의 강한 부성애는 지난 2000년에 출판된 조창인 작가의 소설에 제목으로 쓰이기도 했다. 백혈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까지 내몰린 아들을 보살피는 아버지의 사랑을, 먹지도 자지도 않고 오로지 새끼를 돌보는 가시고기에 비유한 사례다.
가시고기는 큰가시고깃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등지느러미의 6~10개의 톱날같은 가시가 돋아나 있어 `가시고기`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들은 주로 하천 중~하류 일대의 수초가 많은 곳에 서식한다.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하는 탓에 최근에는 그 개체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다가오는 석가탄신일, 좋은 뜻에서 `가시고기`, `쉬리` 방생`은 참아주세요"
석가탄신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최근, 방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이다. 불교의 연중 행사 중 가장 큰 행사인 이 날은 옛부터 다른 사람이 잡은 산 물고기와 날짐승, 길짐승 등 살아있는 것들을 사서 산이나 물에 놓아주는 방생을 통해 그 의미를 더하곤 했다.
좋은 취지로 이어져 오고 있는 `방생`이지만, 살려보낸 이들이 도리어 죽음으로 내몰리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외래종의 유입으로 인한 먹이구조의 파괴를 비롯해 변화한 환경 탓에 서식지를 가리는 생물들이 생겨남으로써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게 된 탓이다.
영화와 책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가시고기`와 `쉬리` 또한 해양부에서 방생을 제한하고 있는 물고기다. 붉은귀거북과 큰 입 배스, 황소개구리 등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제한된 외래어종들과 달리, 가시고기와 쉬리는 우리나라 고유 어종임에도 1~2급수의 맑은 물의 특정 지역에만 서식하는 특성 때문에 무분별한 방류를 제한하고 있다.
국내 한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실제 잘못된 방류로 해양생물들이 목숨을 잃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석가탄신일이라고 해서 단순한 방류활동에 치중하는 것보다 인류의 행위에 지속되는 서식지 파괴가 이들을 멸종위기로 내몰았다는 사실을 알고,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더욱 의미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것"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