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말부터 고객들이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개설이 가능해 지면서 은행권의 경영환경과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최근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 속에 저마다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은행권에는 또 다른 감원 칼바람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당국이 22년여 만에 계좌 개설시 본인 확인을 위해 고객이 얼굴을 직접 내비쳐야 하는 대면확인 원칙에 손을 대면서 은행권도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가뜩이나 모바일·인터넷 시대에 지점 방문 고객수가 줄며 점포를 많이 둬야 할 근거마저 줄어드는 마당에 중장기적으로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이유에서입니다.
고령층은 여전히 지점 방문을 선호하겠지만 시간 여유가 없는 고객이나 모바일에 익숙한 20~40대 청·장년층은 굳이 방문할 이유가 없어 은행권의 채널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 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금융연구원 관계자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지점 방문하지 않으니까 명동은 사람 많지만 어떤 곳은 지점 하루 종일 1~2명 오는 곳 많다. 그런 곳 비용측면에서 유지할 이유 없다. 인력 구조조정 대세 시대적 흐름이다”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영업 비중이 더 늘어날 경우 지점 중심의 영업은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인력 구조조정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 저금리·저성장, 부실기업 지원, 순이자마진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은행권이 지점 통폐합 등을 단행했지만 정년연장 등
으로 고령·임금피크 인력 감축에 어려움을 겪자 희망퇴직 등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노조 등 조직 구성원의 반발을 감안해 대외적으로는 쉬쉬하고 있지만 지점 통폐합, 희망퇴직, 권고사직, 감원 등 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저울질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합니다.
<인터뷰>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
“지점들은 다 적자 내거든요. 그런 인력들을 다 끌어안고 갈 것이 아니라 요즘 비대면, 사이버·모바일·웹기반 등 여러가지 이야기 나오는 데 그런 것 감안·비교해서 효율성 등 검토할 수 밖에”
은행들은 전보다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적게는 60%, 많게는 80~90% 등 여전히 이자수익에 기대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 경기전망, 상호간 경쟁심화 등을 감안하면 쓸 만한 카드가 많지 않습니다.
당국이 저울질 중인 수수료 수익 확대의 경우도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아 결국 줄일 만한 곳은 인건비 밖에 없는 만큼 비대면 실명 확인에 따른 변화, 구조조정을 거스르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금리 저성장 환경에 돌파구 마련을 위해 지난해 적잖은 인적 효율화를 단행한 은행권이지만 올해는 물론 향후 수 년간 환경 역시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비대면 실명확인과 인터넷은행 출범 등에 따른 감원 칼바람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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