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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리뷰] 디펜딩챔피언 레알마드리드 무너뜨린 유벤투스의 유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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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리뷰] 디펜딩챔피언 레알마드리드 무너뜨린 유벤투스의 유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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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레그리 감독의 지략이 빛났던 경기(사진 = 유벤투스 FC)


유벤투스(이탈리아)가 한국 시각으로 6일 새벽 이탈리아 토리노에 있는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CF(스페인)를 꺾고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카림 벤제마와 루카 모드리치의 결장으로 중앙이 약해진 레알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의 지략이 빛난 경기였다.

수비적인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올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알레그리 감독은 포백 앞에 스테파노 스투라로와 안드레아 피를로,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를 배치하는 4-3-1-2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공수 양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박스 투 박스 타입의 아르투로 비달을 기용했다. 레알이 세르히오 라모스를 전진 배치할 정도로 중원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공략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레알은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을 투톱에 놓고 이스코와 토니 크로스, 세르히오 라모스,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중원에 세우는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레알 이적 이후 최악의 활약으로 일관하고 있는 아시에르 이야라멘디를 제외하면 가용 가능한 미드필더 자원 자체가 없었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스투라로와 피를로, 마르키시오에 비달까지 더해 중원을 두텁게 한 유벤투스는 자신들의 강점이자 레알의 약점인 중앙을 철저히 공략했다. 중원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갖고 있었던 유벤투스는 측면을 통해 상대 진영으로 볼을 운반한 뒤 다시 중앙에서 볼을 받아 레알의 배후 공간이나 미드필드 라인과 수비 라인 사이 공간을 노리는 공격을 펼쳤다.

유벤투스가 기록한 유효 슈팅의 절반 이상이 중앙에서의 패스 플레이로부터 비롯됐을 정도였다. 중앙을 공략하는 유벤투스의 전략을 감지한 안첼로티 감독은 베일과 하메스, 이스코를 중원 싸움에 가담시켜 숫자 싸움을 펼쳐봤지만, 많이 뛰기로는 둘째라가면 서러울 유벤투스 중원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원 싸움에서 밀린 레알은 측면 공격을 통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좀처럼 선수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는 유벤투스의 수비 조직력을 와해시키기 위해 빠르게 볼을 순환시켰고, 순간적으로 측면 지역에서 공간을 만들어냈다. 26분 터진 호날두의 동점골과 40분 크로스바를 맞춘 하메스의 헤더슛은 모두 이런 장면에서 나온 것이었다. 가용 자원이 넉넉지 않았던 탓에 90분 내내 상대의 압박에 고전하는 와중에도 측면 공격으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모습은 디펜딩 챔피언의 ‘클래스’를 보여준 대목이었다.

그러나 승리는 홈 팀의 몫이었다. 카를로스 테베즈의 환상적인 돌파에 이은 페널티킥 득점으로 리드를 잡은 유벤투스는 또 한 번의 전술적 유연함을 과시했다. 스투라로를 빼고 안드레아 바르잘리를 투입해 3-5-2 포메이션으로 전환한 것이다.

안첼로티 감독은 이에 맞서 치차리토를 투입, 4-3-3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며 동점골을 노려봤지만,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지오르지오 키엘리니, 바르잘리로 스리백을 짠 유벤투스는 치차리토와 호날두, 베일이 슈팅할 수 있는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중원에서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강한 압박을 가하고, 정교한 공격 작업으로 리드를 잡은 뒤 ‘전가의 보도’ 스리백을 꺼내 레알의 공격을 잠재운다는 알레그리 감독의 시나리오가 오차 없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유벤투스의 낮은 수비 라인은 호날두와 베일이 누빌 수 있는 넓은 배후 공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또한 스투라로와 피를로, 마르키시오, 비달로 구성된 중원은 활동량에서 레알의 중원을 압도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벤제마와 모드리치가 빠진 레알의 약점을 공략하겠다는 알레그리 감독의 의도가 완벽히 들어맞은 것이다.

레알도 원정에서 한 골을 얻었고, 아직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의 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결승 진출 팀을 속단할 수는 없지만, 유벤투스가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님을 증명한 경기였다.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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