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보이는 삶을 살아야 하기에 자기 자신에게조차 솔직할 수 없었던 30대 여배우들의 고민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마음을 힐링시켰다.
27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서는 어느덧 30대 여배우가 된 성유리, 려원의 솔직한 속내가 드러났다. 마냥 요정일 것만 같고, 신비주의일 것만 같았던 그녀들은 일과 사랑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셀프 힐링’ 여행 마지막 밤 성유리와 려원이 여배우로서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인 35살에 겪는 고충을 토로했다. 려원은 “예전 선배님들이 ‘려원이도 서른 접어들었구나. 앞으로 고민이겠네’ 이런 말을 하면 이해를 못했는데 이제는 체감한다”라며 말을 꺼냈다.
이에 성유리는 “여배우가 힘든 나이가 30대 중후반이라고 하더라”며 “20대를 연기하기엔 ‘괜찮겠나’ 이런 생각이 들고 애 있고 모성이 진한 역할은 공감을 못한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성유리는 “엄마 연기를 거부는 안한다”면서도 “스스로 공감을 못하니까 미칠 것 같았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들은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향하며 힘들었던 과거를 공유했다. 려원은 “가수 이미지 때문에 작품이 안 들어왔다”면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캐스팅 비화를 공개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 감독님은 내가 가수생활 했던 동안 외국에 있었다. 그래서 내가 가수인 줄 모르고 캐스팅 했다”고 밝혔다.
이에 성유리는 “그 드라마 너무 좋았었다. 그게 정극 처음 아니었냐. 그때 크게 성공했었는데 부담되지 않았냐”고 물었고, 려원은 “드라마 끝나고 체코에 놀러갔었는데 한국에 드라마 러브콜이 너무 많이 와 있어서 무서웠다”고 입을 열었다.
려원은 이어 “이미 내가 왔을 때는 나도 모르는 드라마가 계약돼 있었다. 그때 25살이었는데 불륜 연기였다. 내가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연기를 보여줄까 걱정 많이 했다. 결국 시청률이 2.9%였다”며 과거 힘들었던 차기작 준비를 언급했다.
이를 들은 성유리는 “나도 핑클 이미지 깨고 연기할 수 있겠냐는 선입견 때문에 힘들었다. 그런데 나도 상대 배우가 아이돌이라면 피하고 있었다. 나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라며 반성해 보였다.
또 두 사람은 사랑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려원은 “지난해 초까지 만나던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밝히며 “예전에 만났다가 헤어진 적 있는 사람이었는데, 다시 만나니 정말 설레더라. 그래서 ‘이 사람인가보다’ 했는데, 편해질 때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렵고 용납이 안 되더라. 결국 ‘우리는 아니구나’ 싶었고 헤어졌다. 결론은 내가 더 좋아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성유리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고, 려원은 “난 연예인이 아닌 사람이랑 만났던 적이 없다”고 솔직하게 덧붙였다.
이어 려원은 성유리에게 “너는 결혼생각 없냐”고 질문을 했고, 성유리는 “나는 철이 없는 거 같다. 아직 성유리 하면 떠오르는 뭔가가 없다. 너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나 ‘초한지’가 있지 않냐. 나는 애매하다. 그래서 나는 항상 상상했던 게 여우주연상이다”라고 전했다.
성유리는 수상소감을 직접 해보이며 “그런 위치가 되었을 때 결혼하고 싶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결혼의 시기를 밝혔다. 또 성유리는 김건모와 결혼설이 났을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너무 어렸었다. 열애설도 아니고 결혼설이 났다고 하며 웃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열애설이 아니라 결혼설이 나는구나 하면서 조급해졌다”고 말했다.
려원은 “결혼에도 리허설이 있다면 좋겠다”며 “누구나 다 생방처럼 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성유리는 “나는 결혼에 대해서는 실수하고 싶지 않고 하면 정말 잘 살고 싶다”면서 “만나고 헤어지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라고 결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끝으로 두 사람은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살면서 자기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솔직해 질 수 없었던 고충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려원은 “남들이 인정할 수 없는 내 부분들 까지도 나 자신은 나를 응원하기로 약속하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왜 눈물을 보였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려원은 “제가 저를 스스로 응원하진 않았던 것 같아서...”라며 “나는 나를 굉장히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너무 남의 눈을 의식하고 산 게 아닌가... 제가 가장 이 여행이 필요했던 사람이 아닌가 싶었다”고 말한 후 성유리에게 포옹으로 고마움을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남들보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해 감정을 숨기는 법부터 배우고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법조차 모르는 채로 30대가 되어버린 두 사람의 솔직한 토크는 시청자들을 울고 웃기며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 공감대는 두 사람 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까지 힐링했다.
앞으로 더욱더 자신의 감정 앞에 솔직해질 두 사람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사진=SBS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한국경제TV 성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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