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테크윈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면서 삼성과 한화간 `빅딜`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삼성은 예정대로 상반기 중 방산·화학 계열사들의 매각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노조원 10명 가운데 9명이 참여한 삼성테크윈 파업 찬반투표에서 89%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파업이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테크윈 노조가 당장 파업에 들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테크윈 노조는 현재 2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둘 다 표면상 `매각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협상 조건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금속노조 소속 테크윈 노조는 매각을 추진하는 삼성 측에 매각 자체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테크윈 내부 노조는 고용 보장과 함께 만족할 만큼의 위로금만 준다면 매각 반대에 그리 목을 매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말 두 노조는 파업 장소와 규모, 수위 등 세부 일정들을 조율할 계획이지만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진 미지수입니다.
덕분에 느긋해진 건 삼성입니다.
삼성은 현재 테크윈 내부 노조 만을 교섭대상으로 보고 있는데 이들 노조에 제시한 위로금은 천만 원에, 월급 4개월치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노조는 과거 매각 사례들을 토대로 1억 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삼성 사측과 노조가 위로금 규모를 놓고 서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매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겁니다.
그나마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화학 쪽 매각 역시 삐걱거리긴 마찬가지입니다.
당초 삼성과 한화는 오늘(3일) 삼성토탈과 종합화학 등 매각 기업들의 주총을 열고 회사명을 `한화`로 바꾸고 한화 측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려 했지만 끝내 무산됐습니다.
이달 중 매각을 마무리 짓겠다는 전제 아래 주총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지만 매각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계속 터지면서 삼성, 한화간 `빅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