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비스가 LG를 누르고 통산 최다 9번째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사진 = 울산 모비스 피버스) |
이변은 없었다. 정규 리그 1위 울산 모비스 피버스가 시즌 4위 창원 LG 세이커스를 누르고 3년 연속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모비스는 2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창원 LG를 78-67로 물리치고, 좌석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5313명)을 기쁘게 했다.
이로써 플레이오프에서 3승2패를 거둔 모비스는 프로농구 최다인 통산 9번째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게 됐다. 모비스는 전신 기아 시절(3회)을 포함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기록을 경신했다. 유재학 감독의 플레이오프 최다 승 기록도 43승(33패)으로 늘었다.
모비스는 이제 3시즌 연속 우승이자 통산 최다 우승(6회)에 도전하게 된다.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3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한 경우는 모비스의 전신인 KIA를 비롯해 현대(현 KCC), 삼보(현 동부), KCC 등 모두 4차례 있었다.
하지만 3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안은 팀은 없었다. 전주 KCC의 전신인 대전 현대와 모비스가 2회 연속 우승했을 뿐이다. 통산 최다 우승도 모비스와 전주 KCC가 세운 5회가 최고다. 때문에 이번 모비스의 챔프 도전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이날 승리의 수훈갑은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였다. 라틀리프는 3쿼터까지만 뛰고도 19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주장 양동근도 16득점 4리바운드 3도움으로 뒤를 든든히 받쳤다. 베테랑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앞선 3, 4차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함지훈도 11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3쿼터 투입된 클라크는 4쿼터에만 9득점 6리바운드를 올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LG는 김시래가 22득점을 몰아넣으며 분전했지만, 결국 모비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모비스가 고른 득점력을 보인 반면, LG는 김시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특히 3점슛 15개를 던졌지만 단 1개만 성공(6.7%)하며 외곽포가 터지지 않은 게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 문태종은 3쿼터까지 3점슛 6개를 시도해 한 개도 넣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여기에 리바운드도 26-38로 상대에 압도당했다.
승리에 대한 절박함만으로는 챔프전에 오를 수 없었다. 무엇보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10경기를 치른 탓에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노출한 것이 패인이다. 김진 감독이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했지만 체력의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LG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고양 오리온스와 5차전까지 치른 데다 갑작스런 돌출 행동을 보인 데이본 제퍼슨을 퇴출시키는 등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에서도 ‘강적’ 모비스를 맞아 최종전까지 끌고 가는 저력을 발휘해 박수를 받았다. 외국인 선수 1명만으로 모비스를 꺾기엔 화력이 약했다. LG는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모비스에 무릎을 꿇은 기억이 있어 더욱 아쉽게 됐다.
한편, 모비스는 원주 동부와 인천 전자랜드의 4강 플레이오프 5차전 승자와 오는 29일 안방에서 7전 4선승제의 챔피전 결정전 1차전을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