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전자랜드가 25일 홈경기로 열린 원주 동부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더블 더블’을 기록한 주장 리카르도 포웰의 활약으로 승리를 거뒀다.(사진 =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
벼랑 끝에 내몰렸던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가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원주 동부 프로미를 제압하며 기사회생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9-58로 승리했다. 이로써 1승 뒤 내리 2연패를 당하며 내일을 기약할 수 없었던 전자랜드는 4강 플레이오프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갔다.
전자랜드가 동부를 무너뜨리면서 올 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팀 모두 최종 5차전에서 챔피언 결정전 진출 여부를 다투게 됐다.
주장 리카르도 포웰이 20득점 10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기록하며 전자랜드의 공격을 주도했다. 포웰은 경기 전 ‘아이 러브 코리아(I ♡ KOREA)’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포웰은 골밑과 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했다.
정효근은 3점슛 3개 포함 17득점으로 뒤를 든든히 받쳤다. 정병국도 중요할 고비마다 알토란같은 골을 넣으며 14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테렌스 레더 역시 10득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기어이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만들겠다는 투혼이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이어졌다.
동부는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이 1쿼터 중반 갑작스런 어깨 부상을 입고 교체된 게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 앤서니 리처드슨마저 4쿼터 종료 3분19초를 앞두고 5반칙 퇴장 당하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여기에 김주성과 윤호영 콤비네이션이 상대 수비에 철저히 봉쇄되며 고개를 떨궜다. 김주성은 12득점, 윤호영은 무득점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전자랜드의 승리 요인은 동부보다 한 발씩 더 뛰는 악착같은 수비였다. 밀착 수비는 상대의 공격을 철저하게 묶으며 초반부터 분위기를 전자랜드 쪽으로 가져갔다. 수비라인에서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펼치니 아무리 ‘동부 산성’이라도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더구나 동부에 비해 한창 열세인 높이의 불리함을 딛고 초반부터 공격 리바운드를 잘 잡아내며 흐름을 주도한 점도 주효했다. 모든 선수가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했다. 1∼3차전 내내 상대에 밀리며 고전했던 리바운드 대결에서 39-31로 앞섰다. 전반부터 21-18로 앞서나간 게 컸다. 3점포도 4차전에서 다시 폭발했다.
이제 승부는 다시 원점이다. 전자랜드가 4강 PO에서 5차전까지 치르는 것은 창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랜드는 2003-2004시즌 첫 4강 무대를 밟았지만 당시 TG삼보(현 동부)에 3연패를 당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2010-2011시즌에는 정규 리그 2위로 4강 PO에 직행했지만 KCC에 1승 3패로 패했다. 2012-2013시즌에도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모비스에 3연패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전자랜드의 이번 플레이오프가 유독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까닭은 1997년 출범한 한국 프로농구에서 정규 리그 6위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리그 6위 팀과 2위 팀이 맞붙어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혈투를 벌인 것도 이제껏 없던 일이다.
전자랜드가 프로농구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양 팀의 최종 5차전은 오는 27일 동부의 안방인 원주에서 펼쳐진다. 4차전에서 일찌감치 주전들을 코트로 불러들이며 5차전을 대비한 김영만 감독과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보이겠다며 필승 의지를 다진 유도훈 감독의 진검승부가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