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지역은 전국이 인정하는 맛의 본고장이다. 전남도는 전국 최대 친환경농산물 생산 등으로 다양하고 우수한 식재료가 풍부하다. 맛을 내는 전문인력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전국식품명인 61명 중 12명(2015년 1월 농림축산식품부 발표 기준)이 전남도 출신이다.
전남 장성군의 마을반찬사업은 장성군의 자연자원과 인적자원을 살려 지난 2014년부터 농축산식품부 향토자원육성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장성군은 장성 마을반찬주식회사를 중심으로 마을반찬문화를 한 단계 더 높이 끌어올리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장성 마을반찬주식회사의 한화숙 대표와 장성 마을반찬주식회사 소속 산들래식품 백미선 대표와 함께 장성군의 반찬문화와 마을반찬사업의 미래를 들여다봤다.
장성의 밥상, 정직한 선비밥상
한화숙 대표는 “반찬은 모든 밥상의 기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한화숙 대표는 “장성의 밥상은 청렴하고 정직한 ‘선비밥상’”이라고 정의했다. ‘선비밥상’은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환경에서 키워낸 농산물을 재료로 만드는 반찬을 올린다. 청렴한 선비처럼 거짓과 가식이 없다. 예로부터 ‘선비의 고장’이라는 품격 있는 별칭으로 불려온 장성군에 걸맞은 밥상이다.
‘선비밥상’은 ‘양반밥상’과는 다르다. ‘선비밥상’은 시골의 투박함과 청정재료의 사용이라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한화숙 대표는 “선비밥상은 시골에서 나는 것들로 반찬을 해 올리는 시골밥상이 기본”이라고 설명하면서 “가공되고 멋을 입힌 반찬들이 아닌, 첨가물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투박한 자연 재료들을 활용해 반찬을 만들어 우리 어르신들이 드시던 선비밥상을 재연하고자 하는 것이 장성 마을반찬주식회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장성의 선비밥상에 오르는 김치도 깨끗하고 정직하게
장성 마을반찬주식회사에 소속된 사업장들은 자연재료를 사용해서 정직한 반찬을 만드는 것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9가지 맛 김치’로 유명한 산들래식품 역시 깨끗하고 정직한 김치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백미선 대표가 말하는 깨끗하고 정직한 김치는 “내 가족이 먹는 김치를 담그듯 정직하게 만드는 김치”이다. 백미선 대표는 “소비자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정직하게 만든 것이 ‘9가지 맛 김치’”라고 말했다.
‘9가지 맛 김치’는 포기김치, 파김치, 알타리김치, 깍두기, 갓김치, 깻잎김치, 열무김치, 맛김치, 묵은지, 오이소박이 등 여러 종류의 김치를 지역별, 매운맛별로 소비자가 선택해 만드는 김치다. 소비자는 전라도식, 서울식, 보통식 중 한 가지를 정한 뒤 순한맛, 중간맛, 매운맛을 택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받을 수 있다.
산들래식품은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기호에 맞는 김치를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통하지 않는다. 전날 주문을 받은 대로 아침에 절여 오후에 김치를 담가 마지막 택배 시간에 맞춰 가장 신선한 상태로 배송하는 수작업을 택하고 있다.
산들래식품은 김치의 원재료인 배추를 반드시 직접 생산한다. 파, 고춧가루 등 부재료도 모두 생산한다. 부재료의 경우 부족하면 동네 주민의 것을 사서 쓴다. 생산하지 않는 재료는 산들래의 김치를 담그는 김순례 씨(백미선 대표의 어머니)가 직접 발품을 팔아 구한다.
백미선 대표는 “먹기 좋으라고 인공조미료나 물엿을 넣는 일은 없고 당연히 색소와 방부제도 넣지 않는다”라며 “아무리 비싸도 재료는 청정재료를 쓴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성 마을반찬, 더욱 탄력 받아 미래로
청정재료와 정직을 고수하는 장성군의 마을반찬사업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장성군은 농축산식품부가 주관한 2014년 향토산업 육성사업에 ‘마을반찬기업공동마케팅’ 사업계획을 응모해 선정된 상태다. 장성군은 2017년까지 국비 15억 원을 포함한 총 3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마을반찬 공동마케팅 구축을 통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 동안 장성군 마을반찬산업은 개별 단위로만 사업을 추진해왔다. 영세성으로 인해 신규사업 투자 여력이 부족하고 판로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향토산업 선정으로 마을반찬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이 가능케 됐다.
한화숙 대표는 “올해에는 우선적으로 공장을 확충하고 유통센터 설치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기반이 마련되고 안정된 뒤에 새로운 반찬상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차차 진행할 것이고 옛 선비들의 밥상을 재연한다는 목표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미선 대표는 “고급김치로 국내 틈새시장을 잡고 장성군이 국내 김치산업의 메카로 자리잡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적게 만들더라도 제대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청정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앞으로 장성군은 장성 마을반찬주식회사를 통해 향토자원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추진단을 구성, 다양한 반찬상품을 개발·판매할 계획이다. 또 관내 유통주체 및 연구기관과의 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존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각 분야별 참여주체 간 역량결집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장성군은 2017년까지 반찬재료로 이용하는 농산물 공급 참여업체를 20개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 관내 농가들이 연간 85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추진한다. 마을반찬사업이 1,2,3차 산업을 모두 아우른 새로운 농산업 육성으로 농가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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