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당국이 임종룡 신임 수장을 중심으로 금융개혁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안팎으로 관료 경험과 민간 CEO를 거친 첫 금융위원장에 거는 기대가 높지만 숱한 난제와 온갖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이를 어떻게 풀어갈 지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 수장에 오른 임종룡 위원장이 취임 전후로 누누이 강조한 것은 바로 금융개혁입니다.
<인터뷰> 임종룡 금융위원장/취임식
“이제 저와 함께 ‘금융개혁’이라는 어렵고 험한 여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주신 소명이기에 아프리카의 들소처럼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정권 3년차를 맞았음에도 4대 구조개혁에 포함된 금융개혁 성과가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수장 교체를 단행하는 등 금융개혁에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되고 있는 이유에서입니다.
신임 금융수장을 바라보는 관가와 금융권 등 각계의 반응은 취임 초 상당히 우호적입니다.
관료 시절 거시경제·금융정책 등 전문성에다 민간 CEO 시절 탁월한 현안 해결과 문제 인식 등 현장성까지 겸비하며 국회와 관가는 물론 금융권에서도 신임 수장에 거는 기대감이 큽니다.
<인터뷰> 금융사 최고위 관계자
“잘 하실 것이다. 지금껏 관에 계시다 민(民)에서 20개월 하셨는데 이전 (당국이) 심판 아닌 심판 역할 했는 데 이제 플레이어도 해보셨으니 업계 애로사항 잘 아실 것”
큰 기대만큼 경제와 금융을 둘러싼 제반 여건, 주변 정황에 따른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임종룡 위원장이 금융감독 쇄신, 금융사 자율권 부여,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 등을 제시했지만 늘 상 금융수장 취임 초기에만 반짝했을 뿐 변화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저금리·저성장 상황에 수익성, 경쟁력 강화보다는 금융기관으로써 역할을 강요받는 금융사는 여전히 관치에 휘둘리고 있고, 고삐 풀린 가계부채, 부실기업 문제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수장이 관치, 낙하산, 인사 개입 등에 선을 긋겠다고 했지만 임명자·관가·정치권·금융사간 역학구도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결국 공염불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금융 경쟁력, 실물지원을 취지로 인프라가 미흡한 핀테크와 기술금융을 전임 수장의 바통을 받아 이어가지만 금융권 자율 부여 이면에 은행들을 앞세운 자율성 훼손의 단적인 예라는 쓴 소리도 나옵니다.
<인터뷰> 금융 전문가/학계
“감독의 이슈와 금융산업 정책 이슈를 좀 분리해서 따져 보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감독과 금융업간) 발란스가 이루어 질수 있고 그래야 금융산업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민간 CEO때 느꼈던 규제와 애로사항에 대한 인식 또한 금융수장 자리에서는 달라 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료·민간CEO 출신 수장이라고 크게 다르겠냐는 푸념도 들립니다.
임 위원장이 최근 경제·금융 수장·협회장 회동 때나 제반 언급을 볼 때 재정부 정책과 궤가 같다는 점도 금융위 만의 색깔을 갖고 개혁을 진행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견해입니다.
취임일성을 통해 금융개혁을 위한 세부전략과 과제를 제시한 가운데 ‘같은 듯 다른’ 임종룡式 개혁이 험로를 헤치고 순항할 수 있을 지, 금융권 안팎은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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