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현금 배당을 더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들이 챙기게 된 배당금은 모두 5조6천억원 규모로 전체 배당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16일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작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1,719개 가운데 885개 기업이 지난 10일 현재까지 현금 배당을 결정했고
이들 기업이 지급하는 배당액은 모두 15조7,234억원.
아직 작년 결산 배당이 모두 발표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2013년 배당액(13조2,267억원)을 18.9%나 더 넘어선 수준이다.
그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절반 이상인 기업의 배당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
외국인 지분율이 50% 이상인 기업의 배당금은 모두 5조6,254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32.6% 급증했다는 것.
그러나 외국인 지분율이 30% 미만인 기업의 배당금은 18.9% 늘어 증가율이 그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외국인 지분율이 30% 이상, 50% 미만인 기업의 배당금은 오히려 전년보다 32.4% 감소했다.
상장사들이 전반적으로 작년 현금 배당을 늘린 가운데 특히 외국인 지분이 많은 기업의 배당 확대 경향이 뚜렷했다는 뜻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외국인 지분 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변화의 상당 부분을 `대장주` 삼성전자가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대표적으로 배당을 늘린 기업으로, 작년 배당금 총액은 3조원으로 2013년보다 39.1% 늘었다.
또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2013년 말 49.7%에서 작년 말 51.8%로 1.1%p높아지면서 외국인 지분율 과반 그룹의 배당금 급증 추세를 이끌었다.
동시에 작년도 배당 확대 분위기가 감지된 업종이나 기업에 대해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지분을 늘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작년 은행주들이 대거 배당금을 늘렸는데, 연말 기준 외국인 지분율도 동시에 급등한 것이 좋은 예다.
하나금융지주는 배당금이 1,739억원으로 전년보다 50.2% 늘었는데 이 기간 외국인 지분율은 61.8%에서 69.3%로 7.5%p 뛰어올랐다.
이런 추세는 외국인 배당금의 증가율이 전체 상장사 배당금의 증가율에 앞선다는 점에서도 드러나는데
작년 12월 결산 법인 1,719개로부터 외국인이 받게 된 작년 배당금은 5조6,086억원으로 2013년보다 21.4% 증가했다.
전체 배당금 증가율(18.9%)에 비해 증가 폭이 훨씬 큰 것이다.
전체 기업들의 배당 가운데 외국인이 받아가는 배당금의 비중도 2012년 33.1%, 2013년 34.9%, 2014년 35.7% 등 해마다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연말 기준으로 이 기간 국내 증시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2.5%, 2013년 33%, 2014년 31.6%였다.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보다 배당금 비중이 꾸준히 높은데다 최근에는 오히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떨어졌는데도 배당금 비중은 오히려 증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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