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이 신호(signals)’라 부르는 재미있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요, 이 개념은 심리학, 그리고 심리학과 경제학을 아우르는 학문인 행동 경제학에서도 사용되고 있답니다.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 이를 위한 충분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꽤 있을텐데, 바로 이 때 우리는 ‘신호’에 의존하게 됩니다.
가령 바(bar)에서 어떤 남자가 한 여자를 바라보는 상황일 때, 이 남자는 여자가 싱글인지, 누굴 만나러 이 곳에 온 것인지, 혹시 그 곳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인지, 아니면 데이트를 위해 온 것인 지 등을 알고 싶어할 겁니다. 그리고 그녀의 옷차림, 앉아있는 자세, 함께 동행한 사람이나 그녀가 남자를 향해 바라보는 시선 등이 모두 남자에게는 ‘신호’로써 올바른 결정(행동)을 하는데 사용되는 것이죠.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볼 때, 포르쉐는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 제조 된 자동차의 2~3배 가격으로 판매되는데요, 이 때 이 차량을 구매하는 사람은 도요타에 비해 포르쉐가 가지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분석할 시간이나 경험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가격이라는 요소가 이 구매자에게 강력히 신호를 보냅니다.
포르쉐 회사는 자사의 차량이 도요타의 차량보다도 훨씬 낫다 믿기 때문에 비싼 값을 내고 포르쉐를 구입할 여력이 안되는 소비자들을 포기할 의사가 있는 것이죠. 만약 포르쉐의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도요타 대신 포르쉐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포르쉐는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겠지요. 차량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이처럼 신호를 통해 빠른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데 사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이 신호가 실존하는 어떤 특징을 보여주는 건지. 아니면 그 특징이 신호에 의한 결과물인지를 알기 힘듭니다. 포르쉐는 품질이 좋아서 비싼 걸까요? 아니면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포르쉐를 사는 걸까요 (차량의 품질과 관계 없이 말이죠)? 가격만 올려서 비싸게 판다고 ‘프리미엄 자동차’라는 신호를 (소비자에게) 보낼 수 있는 걸까요?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기아(Kia)가 이런 시도를 했지만 결국 프리미엄 가격으로 프리미엄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을 설득하진 못했습니다.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은 렉서스나 인피니트와 같은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내면서 프리미엄화에 성공했습니다. 신호라는 건 쉽게 따라 만들어 내기 힘듭니다.
만약 신호가 잘못된 것이라면요? 미국에는 ‘할 수 있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척 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풀어서 다시 말해보자면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스타트업에게 적용해본다면, 큰 회사로 성장하기 전까지는 큰 회사인 척 하라는 말이지요. 큰 회사가 보낼만한 신호를 이용해 고객으로 하여금 당신의 회사가 안정적이고 규모가 크다고 믿게 만드는 겁니다.
실제로 성장하여 큰 회사가 되면 예언이 이뤄지게 되는 셈이지요.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허나 이런 가짜 신호에는 내재된 위험이 있습니다. 큰 회사처럼 보이고 싶다면, 잠재 고객에게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어도 잠재 투자자들을 얻을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지요. 또한 당신의 회사 규모를 크게 생각했던 고객이라면, 기대했던 도움을 정작 필요로 할 때 받지 못할 때 실망하게 될 거구요.
CEO가 직접 고객 관리 이메일에 응답하는 상황이라면, 이는 마치 회사가 2인 규모처럼 보이게 만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고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요청이 가장 높은 직급의 사람에 의해 다뤄진다는 믿음을 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 신호가 가짜임을 들키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고객은 신용을 잃을 뿐만 아니라 당신이 여태껏 그들을 향해 말해왔던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한 스타트업이 제품을 출시할 준비가 되었다고 제게 말했고, 실은 파워포인트로 만든 프레젠테이션만이 준비된 상황임을 알게 되었을 때, 저는 그 회사로부터 들은 모든 다른 내용까지도 의문을 가지게 됐던 기억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취할 좋은 자세는 아니지요.
그래서 신호와 관련된 제 조언은 무엇이냐고요? 제가 보기에 스타트업이라면 가짜 신호를 보낼 필요성은 있어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많이 보내지는 말아야 합니다. 가짜로 보낼 신호를 고르고, 지금 이를 통해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를 명확히 아시기 바랍니다. 그 외의 다른 신호를 보내고 싶은 욕망은 자제하세요. 어떤 일은 ‘있는 척’ 보여질 필요도 있습니다. 이는 경쟁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지름길이지요. 그러나 그 외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정직하세요. 가짜 신호를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Sending the wrong signals
Economists have an interesting concept called “signals” which is also used in psychology and in the combined field of psychology and economics called “behavioral economics”.
The idea behind signals is that many times we need to make a decision but we don`t have enough information to make one. We therefore rely on “signals”. When a man sees a woman in a bar, he wants to know if she is single, if she came to the bar to meet other people, if she`s not there just because she`s a waitress, if she is looking for a date, etc. The way the woman dresses, the way she is sitting, who she is sitting with and how she looks back at the man are all “signals” that can be used to determine the right course of action.
In marketing, Porsche sells a car for 2 or 3 times the price of a similar car by other manufacturers. A car buyer may not have the time or expertise to analyze all of the Porsche capabilities compared to a Toyota; but the price sends a strong signal: Porsche believes their car is so much better than Toyota that they are willing to give up on all those who cannot afford such an expensive car.
The experts that can afford to pay the amount Porsche is asking will obviously choose Porsche over Toyota, otherwise Porsche would be out of business. Our car shopper can now use this signal to quickly make a decision.
At a certain point, it`s hard to know if the signal comes to show a real attribute or if the attribute is a result of the signal; is Porsche expensive because it`s so good? Or do people buy it because it`s expensive (regardless of quality)?
For example, can any car manufacturer just increase the price to send a `premium car` signal? Yes and no. Kia has tried this but could not convince customers to buy their premium cars for premium prices. But the Japanese car manufacturers were able to do this by inventing a new brand (Lexus, Infinity) that has became a premium brand at premium prices. So signals are not that easy to copy.
What about fake signals? The Americans say “Fake it until you make it”. A more formal way to say it is that some things we do are “a self fulfilling prophecy”. For startups, this often means pretending to be a large company until you become one. This is done by sending all the signals a large company would send, and have the customers trust you because they think you are big and stable.
Then, you grow and become big and stable and thus the `prophecy` is fulfilled. At least ? that`s the theory. But fake signals have inherent dangers; if you make it look like your company is large, that may impress a potential customer but will be a turn off to potential investors who like to get in early.
Also, that same customer who was impressed when he thought your company was big, will be disappointed when they find out they cannot get the support they expected.
If the CEO of the company also answers support emails, that may look as though you`re a 2 person company but it will also give customers the confidence that their requests are handled at the highest level possible. Also, what would happen when the fake signal is exposed?
You will not only lose credibility but also cause people to doubt other things you`ve told them. When a startup tells me the product is ready but I later find out only the powerpoint presentation is ready, I doubt everything else I was told ? not a good position for the startup to be in.
So what is my advice with signaling? I think startups should send some fake signals, but not too many. Choose the fake signals you want to send and know why you are doing it. Resist the temptation for all other signals. On some things, you need to “fake it” - that`s the shortcut to beat the other players. But in other things, just be honest. Beware of the false sign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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