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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칼럼] ‘마리텔’ 백종원, ‘로맨틱 성공적’ 이병헌과 뭐가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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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텔’ 백종원은 ‘로맨틱 성공적’ 이병헌과 대비되는 이미지로 각별한 울림을 전했다.(사진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한경DB)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영 이후 의외로 백종원이 터졌다.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전까지 백종원은 그다지 칭송 받는 인물이 아니었고, 그의 부인인 소유진은 인터넷에서 비호감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인기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그런데 인터넷방송 포맷의 1인 방송을 한 이후 백종원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 최고의 인기인으로 떠오른 것이다.

‘마리텔’ 시청자가 백종원에게 감동 받게 된 결정적인 장면은 백종원이 우승하고 난 뒤 상품을 받은 때였다. 상품은 바로 1분간 자기홍보 방송을 할 수 있는 권리였다. 여기서 만약 백종원이 정말로 자기홍보를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예컨대 ‘내가 무슨 무슨 사업을 하고 있는데 최고의 음식을 만들고 있으니 믿고 찾아달라’ 이런 식의 홍보를 했다면 지금과 같은 반향이 없었을 것이다.

백종원은 자기홍보 시간에 사업홍보를 한 것이 아니라 진심을 말했다. 입을 연 그는 먼저 “돈을 벌려고 음식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음식 어떻게 하면 싸게 즐길 수 있을까 연구하면서 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것이 방송 중에 보인 그의 솔직하고 소탈한 면모로 인해 진정성이 담보되면서 ‘마리텔’ 시청자에게 인간적인 울림으로 다가갔다.

결정적인 장면은 그 다음에 나왔다. 그는 자기 얘길 하지 않고 부인 이야기를 했다. “와이프 좀 예뻐해 주세요. 진짜로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입니다”고 한 것이다. 이것은 그가 부인을 챙겨주는 따뜻하고 가정적인 인품이라는 점을 ‘마리텔’ 시청자에게 느끼게 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한 말은 “와이프, 사랑합니다”였다.

최근 이병헌은 엄청난 지탄을 받고 있다. 부인에게 불성실하고 가정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백종원은 정확히 그 반대되는 이미지를 보여줬다. 사람들은 가정과 부인에게 충실한, 다정다감한 남편을 대단히 선호한다. 이런 배경에서 백종원이 터진 것이다.

만약 백종원이 천편일률적인 방송용 멘트로 “와이프 사랑합니다”고 했다면 별로 감동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그가 우승자가 될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고, 우승상품이 자기홍보 시간 1분이라는 것도 사전에 몰랐기 때문에 그의 말은 창졸간에 우러나온 진심으로 받아들여졌다.

요즘은 소탈하고 진솔하고 인간미 넘치는 아저씨 캐릭터가 예능에서 통하는 시대다. 백종원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방영되는 내내 바로 그런 성격을 보여줬다. 자신이 큰 칼을 쓰는 것은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라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요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여자친구에게 일부러 보여줘서 매력발산을 하면 효과적이라는 유머러스한 이야기도 하고, 계란말이나 춘장을 볶으면서 잘 안 됐을 때 솔직하게 실수를 인정하면서 허당끼 넘치는 매력도 선보였다.

이렇게 솔직한 아저씨 같은 이미지가 축적됐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백종원의 인터넷방송 순위가 점점 오르고, 마지막에 그가 어떻게 보면 모범적이고 뻔하다고도 할 수 있는 가족애 멘트를 했을 때 그 진정성으로 인해서 각별한 울림을 준 것이다.

이번에 백종원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 방송은 요즘 인기 있는 키워드들을 종합선물세트로 보여줬다. 소탈한 아저씨, 요리, 먹방, 가족애 등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준 셈이다. 그가 이번에 선보인 매력이 워낙 엄청났기 때문에 당분간은 그의 요리방송에 빠져들 것 같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 외부 필진의 의견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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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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