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 지킬, 나’ 반전의 연속, 그 뒤에는 배우 현빈이 있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 12회는 촘촘한 구성으로 그려진 반전과 주요 캐릭터들의 깊어진 감정변화로 가득 채워져 시청자를 휘어잡았다.
이날 방송은 까칠남 구서진(현빈 분)의 돋보이는 변화로 시작됐다. 스스로 과거 트라우마를 깨부수고 세상을 향해 나서려는 구서진의 모습은 그 시작이 장하나(한지민 분)로 인한 사랑이기 때문에 더욱 시청자에게 애틋함을 선사했다.
반면 방송 중반부부터는 구서진의 또 다른 인격인 로빈(현빈 분)의 감정동요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로빈은 지금까지 구하는 게 성격인 최고의 다정남이자 순정남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자신이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그로 인해 장하나를 놓쳐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까지 더해진 로빈이 서서히 감정적으로 격앙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윤태주(성준 분)의 자극까지 더해지자, 로빈은 결국 변할 수밖에 없었다. 폭력적인 성향의 제3인격 테리가 등장할 뻔한 것. 서서히 후최면암시를 걸어둔 윤태주 때문에 흔들린 로빈은 급기야 강희애 박사(신은정 분)를 해치기 직전까지 이르렀다.
스토리가 여기까지였다면 시청자가 느낄 반전은 한 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이드 지킬, 나’는 장하나의 만류로, 장하나를 향한 사랑으로 폭력성을 억누르는 로빈의 모습까지 보여주며 또 한 번 시청자에게 반전을 선사했다. 로맨스 드라마 달달함과 짜릿한 반전의 묘미를 동시에 터뜨린 것이다.
무엇보다 눈빛 하나로 이 모든 반전을 이끌어내고 극의 몰입도를 높인 배우 현빈의 진가가 빛났다. 급변하는 스토리에 따라 극 중 현빈의 인격 변화가 수시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안경, 헤어스타일 등으로 인격을 구분 짓던 초반과 달리 현빈은 말투, 눈빛, 목소리, 표정 등 배우의 연기력으로만 인격의 변화를 표현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12회 방송에서는 폭력적인 인격 테리가 등장할뻔한 모습까지 그려졌다. 현빈은 로빈의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한 채 순식간에 테리의 모습을 보여줬다. 차가움과 다정함을 넘어 섬뜩함까지 눈빛 하나로 표현한 현빈의 연기력은 ‘하이드 지킬, 나’의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들며 시청자를 쥐락펴락했다.
여기에 반전에 반전을 만들기 위해 1회부터 촘촘히 쌓아온 5년 전 사건의 전말, 현빈과 한지민은 물론 성준, 신은정까지 이어지는 배우들의 완벽한 존재감 등이 더해져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처럼 멜로의 애틋함, 미스터리의 긴장감, 반전의 짜릿함까지 선사하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가 앞으로 어떤 진가와 매력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