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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 카톡 문자… ‘섹시 클라라’는 왜 ‘썩소 구라라’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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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문자 공개 이후로 클라라는 ‘구라라’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사진 = 클라라 페이스북)


육체이미지에 의존하면서 클라라는 선호와 반감이 항상 교차하는 유명인이 됐다. 선호의 형성은 주로 클라라의 육체 때문이었고, 그 육체에 대한 선호는 그것에 클라라가 의존할수록 반감을 낳았다.

특히, 반감은 자신의 육체성을 통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려고 할 때, 집단적으로 발생한다. 최근에 클라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은 여기에 더해 인터넷이 만들어낸 허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익히 잘 알려져 있듯이 클라라는 레깅스 시구 사진 이전까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연예인이 아니었다. 클라라는 시구 장면을 담은 사진 한 장 때문에 셀레브리티가 됐던 대표적인 스팟 스타의 한 명이었다. 레깅스 시구 장면의 사진은 한 컷의 사진이 실제를 넘어서서 환상을 만들어낸다는 말이 여전히 유효함을 잘 보여줬다.

이런 효과를 등에 업고, 실제적인 작품활동에 관계없이 클라라는 육체적 노출 이미지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널리 알려나갔다. 특히 클라라는 인터넷 포털을 중심으로 이런 자신의 섹시한 이미지의 노출을 통해서 대중적 주목도를 높여 나갔던 것이다.

이 지점에서 인터넷 캐스팅 법칙 가운데 하나를 생각해야 한다. 포털에서 조회 수가 높은 인물을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할 경우, 대개 흥행에 실패하고 만다. 이른바 ‘포털 버블 효과’다. 클라라는 여기에 해당했다. 실제로 클라라가 출연한 영화 ‘워킹걸’은 흥행에서 참패했다. 단지 인터넷에 오르내리기 때문에 지명도를 얻은 인물이라는 점을 잘 보여줬다.

섹시한 이미지 프레임을 만들어 성장한 클라라는 성적인 수치심을 통해 피해자 이미지를 만들었다가 역효과를 보게 된다. 소속사 계약 부존재 소송의 명분으로 삼은 ‘성적 수치심’이라는 단어는 클라라를 부당한 피해를 당한 약자로 만들어줬지만, 곧 강한 역풍을 가져다주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그것은 섹시한 이미지와 인터넷 주목에만 의존했던 클라라의 취약한 활동 기반을 뒤흔들고 말았다. 소속사 분쟁에서 ‘성적 수치심’을 명분 삼은 것이 허구적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클라라에 대한 이미지를 크게 훼손했다. 소속사를 부당한 이유를 들어 바꾸려고 한 행위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 카톡 문자 공개 이후로 클라라는 ‘구라라’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사진 = 코리아나클라라)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육체를 상품화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부당한 명분을 들어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범죄자로 몰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의사 표현을 적극적으로 표출시키게 됐다.

반대로 말하면, 근본적인 원인은 클라라가 확실하게 자신의 팬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형성시키지 못했던 데 있다.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국적을 갖고 있는 클라라는 한국과 완전히 문화적 교감을 이루지 못했다. 그간의 활동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지 못했고, 한국적 정서를 잘 반영하지도 못했다. 이러한 점은 더욱 클라라에 대해서 섹시한 이미지만 상품화시키고, 정작 내실 있는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강화했다.

클라라의 사례에서 우리가 인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원론적인 상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자신의 팬을 확보하는 것이 대중예술인에게는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단지 이미지를 통해서 유명세만 확보하려는 경우, 진정성보다는 회자되는 그 자체에 더 몰입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활동 기반의 취약성은 곧 드러나게 된다. 위기상황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된다. 때문에 진정성을 스스로 갖기도 힘들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 순간 언론플레이나 인터넷 논란을 통해서 지명도를 높이는 작업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흔히 당연한 마케팅 방법이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에게 존재적 가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적인 콘텐츠와 부합하지 않을 때,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클라라가 잘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스타는 그 진정성이 생명이다. 클라라는 진정성의 확보에서 실패했고 팬의 확장을 불가능하게 했다. 진정성이 안 보인다는 점이 부각될수록 클라라의 행보는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만약 클라라가 자신만 아는 괴물이 됐다면, 무심코 누른 클릭이 클라라를 괴물로 만들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 외부 필진의 의견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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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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