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노고가 많으십니다. 금일 학여울역 통과집계인원 약 10만 4천명 달성하고 역대 최고 서코 입장 기록을 세웠습니다."
27일 트위터에 한 사용자가 올린 글이다.
지난 27일과 28일 서울 대치동에 소재한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제 129회 서울 코믹월드가 개최됐다.
이 행사는 좋든 싫든 간에 한국에서 가장 큰 동인 행사이자 코스프레 행사이다. 행사가 한 번씩 이루어질 때마다 수천에서 만여 명에 달하는 동인과 구매자, 코스인 등이 이 행사에 참가한다.
그런데 이번 코믹월드에는 다른 때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행사장 주변이 전반적으로 혼잡한 상황을 빚었다.
그리고 이 날 저녁, 참관객 사이에서는 이날 입장객 수가 7만 명에 달하며, 학여울역을 이용한 승객은 10만 명에 달한다는 루머가 돌았다.
실제로 이 날 코스어들 중에서는 "아침 9시에 입장했는데 1시가 넘어서야 준비를 마치고 나올 수 있었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따라서 수용량을 넘어선 참관객의 참여가 이러한 주장의 근거가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홍보팀의 협조를 받아 이날 학여울역의 승하차량을 확인한 결과, 이 사실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우선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27일의 학여울역 승차량(열차에 탑승한 사람의 수)은 20,816건이다. 물론 이 수치는 작년 평균 승차량인 3,097명에 비해 상당히 많기는 하다. 하지만 10만 4천이라는 숫자에는 턱없이 적다.
하지만 이 사용자의 주장인 `통과 집계인원`이라는 단어는 그 역에서 내린 사람까지를 포함하는 단어이므로 하차량을 살펴보았다.
27일의 하차량(내린 사람의 수)은 21,336건으로 승차량보다 좀 더 많기는 했다. 그러나 이를 합산하면 27일의 승하차량 전체 합계는 42,152건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다음날이었던 28일의 이용객 수까지 합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28일의 승차량은 13,726건, 하차량은 13,831건으로 총 27,557건이었다. 이틀 동안의 학여울역 이용객 수가 7만 명을 거의 근접한 정도이다.
물론 토요일 날 참관객 수가 평시 때보다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학여울역의 특성상 한국철도공사 대모산입구역이나 인근 버스를 통해 SETEC에 접근하는 사람이 적다는 점을 토대로 볼 때 이날 참가자 수는 많아도 2만 5천 명 정도로 보인다. 결국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닌 셈.
전문가들은 "어떠한 사실을 주장하려면 실제로 확인가능한 수치를 통한 근거가 필요하다"며 "추측에 근거한 내용을 단순히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트위터의 누리꾼들도 "어제 학여울역 하루 승하차만 10만 찍었다는데 말이 되냐" "아니, 누가 세 배 뻥튀기를 한 거죠" 등의 댓글을 달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