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월드컵 당시 빼어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소속팀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 한국경제TV 와우스포츠는 브라질월드컵 이후 불운에 빠진 선수들 7명을 선별해 3편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 브라질월드컵 이후 불운에 빠진 선수들 7명 중에서도 최악의 상황에 빠진 얀 베르통언-기예르모 오초아(사진 = BFA, 말라가CF) |
2. 얀 베르통언
- 국적 : 벨기에
- 월드컵 성과 : 8강 (5경기 450분, 1골)
- FIFA 공인 월드컵 평점 순위 : 26위
2002년 월드컵 이후 무려 12년 동안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던 벨기에였지만, 흔히 말하는 "Gold Generation" 황금세대는 강했다. 비록 러시아, 알제리, 대한민국, 미국 등 다른 강팀들에 비해 전력이 약한 팀을 상대로 쟁취한 8강이긴 했지만 주전 스트라이커 벤테케가 부상으로 낙마했음에도 이뤄낸 성과이고, 8강에서 만난 준우승팀 아르헨티나와 대등한 경기를 한 것으로 보아 벨기에가 상당히 완성도 높은 팀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5경기에서 단 6골밖에 넣지 못할정도로 공격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에이스로 여겨졌던 아자르는 실망스러웠고 샤들리나 루카쿠도 기대 이했다. 그럼에도 대회내내 단 세 골만을 허용한 단단한 수비진이 있었기에 벨기에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얀 베르통언이었다.
베르통언은 로호나 람을 제외한다면 월드컵에서 가장 인상적인 풀백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공격과 수비 무엇하나 흠잡을 점 없는 만점 활약을 보여줬다. 아자르가 부진했기에 많은 득점은 나오지 않았지만 베르통언의 오버래핑은 인상적이었고 대한민국전에서는 골까지 넣었다. 또한 수비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등 베르통언은 벨기에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월드컵 후에는 그런 인상적인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거론된 선수들은 대부분 출전 기회를 잃었기에 문제가 됐다. 반면 베르통언은 현재 대부분의 리그 경기에 출장하고 있지만 작년에 비해 형편없는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월드컵 전에도 토트넘에서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않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기에 바르셀로나 이적설까지 돌았지만 현재는 풀백 포지션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실수가 잦아졌다. 전 감독인 셔우드 역시 베르통언의 잦은 실수에 수비력이 최악이라면서 비판하는 인터뷰를 했을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 베르통언은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1월에 나갈 수 있는 선수 중 하나로 예상되고 있다. 포지션이든 팀이든 무엇이든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1. 기예르모 오초아
- 국적 : 멕시코
- 월드컵 성과 : 16강 (4경기 360분, 4실점 2클린시트)
- FIFA 공인 월드컵 평점 순위 : 85위
또 다른 월드컵 최고의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 역시 불운을 피해가지 못했다. 월드컵 예선에서 굉장히 어렵게 본선에 올라왔기에 대부분 멕시코는 조별 예선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브라질에게 3-1로 패했던 경쟁 상대 크로아티아와는 달리 오초아의 선방 쇼에 힘입어 멕시코는 브라질과 0-0으로 비길 수 있었다. 그 경기에서 오초아는 무려 6개의 유효슈팅을 선방하면서 경기 MVP로 선정됐다.
오초아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크로아티아전과 네덜란드전에서도 선방을 이어갔다. 특히 네덜란드전에서는 후반 막판 2실점을 하면서 16강에서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MVP로 선정됐다.
골키퍼 포지션이 경기 MVP에 선정되는 것이 다소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나 선정됐다는 것은 얼마나 오초아가 좋은 골키퍼인지 알게 해준다. 그 활약 덕택에 당시 FA로 이적료 없이 이적할 수 있던 오초아에게 많은 팀이 접근했고 결국 주전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가 이적하고 주전 골키퍼가 필요했던 말라가로 이적하게 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오초아가 주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프리시즌 후 오초아는 후보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프리시즌 열린 경기에서 오초아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했고 월드컵 때 보여준 놀라운 선방은 찾기 힘들었다.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는지 말라가의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리그 개막전에서 후보 골키퍼 카를로스 카메니를 출장시켰는데 그 경기에서 카메니가 강팀 빌바오를 상대로 무실점 승리에 이바지하면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그 이후로 오초아는 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하고 매 경기 벤치에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오초아로서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서 벤치를 지키는 나바스보다 훨씬 억울한 상황일 것이다.
그나마 지난 주 데포르티보와의 코파 델레이 경기에서 말라가에서의 첫 공식전 경기를 무난하게 소화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지난 경기에서 카메니는 페널티킥을 선방하는 등 에스파뇰에서 한창 잘할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초아에겐 같은 팀 선수가 못해야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원래 주전으로 낙점했던 선수이고 좋은 실력을 갖춘 선수이기에 언젠간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언제 주전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