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증시침체와 초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직접자본 조달이 늘고 있습니다.
이인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0월 기업들의 직접 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13조원을 넘어섰습니다.
한달 만에 17% 이상 급증하면서 월간 기준 사상 최대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회사채 발행이 12조8000억원이 넘어 전체 자금조달의 9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들의 직접 자본 조달이 쉬워진데다 상대적으로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등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은 고작 2% 수준으로 점점 줄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기업조차 수익성 악화로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10대그룹 가운데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롯데그룹을 제외하고 나머지 9개 대기업이 올해 회사채 발행을 확대했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한 그룹은 SK그룹으로 5조727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전체 회사채 시장의 20%를 차지했습니다.
회사채 발행 잔액이 급증한 그룹은 주로 조선, 건설, 철강과 화학 등 주력계열사의 업황이 악화된 기업들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기민감업종의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재무건전성 악화 요인으로 투자를 제약하고 성장잠재력을 훼손하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무엇보다도 회사채 발행도 신용등급이 A 등급 이상 기업들에게만 치중돼 있어서 BBB이하 등급의 회사채 발행은 여전히 부진합니다.
증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삼성SDS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올해 사상 최대 IPO 시장이 열렸지만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코스피는 수십년째 2000선에 갇혀 침체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자본조달 기능은 사실상 무기력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인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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