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경제연구원장들이 8일 저녁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회에서 내년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3% 중후반에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축사를 통해 "내년에도 우리를 둘러싼 경제여건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라며 "이럴 때일수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 함께 뛴다면 당면한 어려움은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우리 경제가 1990년대 초반 침몰 직전의 일본 경제를 보는 듯하다"며 "유럽과 일본, 중국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우리 경제는 내년 약 3.7% 정도 성장할 전망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은 "내수 확장정책에 특별한 수단을 발굴하지 않는다면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크게 나아지기 힘들다"며 "경제주체들에게 인플레도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금리나 통화량 문제를 충분히 여유있게 가져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경기 회복기이기는 하나 실물경제지표들의 움직임을 보면 회복 모멘텀이 매우 약하다"며 "실질 경제성장률은 3.7%로 내년에 우리 경제가 다소 나아질 전망이기는 하나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습니다.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저성장과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같은 3.6%에 머물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졌습니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경제성장률이 3.5%라고 한다면 세계적으로 봤을 때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며 "이에 비해 기업수익성이 매우 안 좋기 때문에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지 못하면 코스피 2000선에 안착하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세는 크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유로존과 일본 등에서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경제 전반에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등 세계 경제 전반에 하방리스크가 있다"며 "미국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크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경제연구소장들은 구조개선을 통해 우리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준경 KDI 원장은 "확장적인 재정·통화정책은 현재 경제 상황에서 적절했다"며 "저물가 기조에 대해서는 통화당국이 잘 대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가계부채 문제는 통화당국과 금융당국의 정책 공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며 "내년에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구조적 문제에 초점을 맞춰 실천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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