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2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지시를 받은 금융감독원이 다음 주부터 KB금융에 대한 부문검사에 착수합니다.
이번 검사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25일 국회 답변에서 “금감원의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12월 중에는 금융위를 개최해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건에 대한) 가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입니다.
금융권에선 이번 검사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를 무산시키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금감원 검토 결과 자회사 편입 승인에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금융위에 올라가 있는 데, 같은 내용을 다시 검토하라고 내려 보낸 것은 결국 승인을 내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KB사태에 따른 후폭풍으로 수장이 전격 교체된 데다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눈앞에 둔 금감원 입장에선 금융위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처지입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 연말 실시되는 금감원 인사에서 KB사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임원들과 국장들이 대거 교체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해당 부서에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검사 내용이 KB금융의 현 지배구조가 LIG손보를 경영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내부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자회사 관리능력을 제대로 갖췄는지 등 계량화하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승인 불허 결정을 내릴 명분이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부에선 금융위가 LIG손보 인수 승인의 전제 조건으로 KB사외이사 퇴진을 내걸은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차라리 손해보험 업종의 특수성을 감안해 LIG손보 인수 후에도 일정기간 독립경영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정정치를 마련하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당국도 이처럼 궁지에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검사 결과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이미 결론을 내놓고 검사를 내보내는 것은 과거 관치금융의 잔재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금융당국이 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