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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최경식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 공백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가운데 삼성은 대내외적으로 경영쇄신 작업과 사업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 그룹은 최근 주력업체인
삼성전자의 2∼3분기 실적 악화로 인해 그룹 분위기가 위축돼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일부 계열사들이 경영진단을 받고 있고, 주요 인력들의 현장 재배치가 시행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 글로벌 시장경쟁 대응에 피로감.. 비상경영으로 위기돌파 모색 `히든카드 있나?`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인해 직접적인 위기를 맞지는 않았지만, 무섭게 달아오른 글로벌 시장 경쟁에 대응하느라 기초체력을 많이 소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의 주요 업무는 컨트롤타워인 계열사 경영진과 미래전략실이 협의하고, 보다 더 중요한 의사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적 하강 국면에서 나름의 자구책도 준비하고 있다.
1차로 15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평택 고덕지구 반도체 공장 투자를 1년 앞당겨 실행에 옮긴 것을 들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으며, 2차전지와 바이오의약 등 신수종사업에도 부분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하라`는 경영정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아울러 3년 넘게 소송전을 벌여온 애플과도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특허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하는 등 상당한 협상진전을 이뤄냈다. 애플에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공급도 재개한 상황이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본사 스태프 인력을 영업부문 등 현장에 파견하고 있으며, 해외 출장비 삭감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임직원 500여명을 재배치하는 자구노력 또한 시행해나가고 있다.
* 속도내는 사업·지배구조 개편
이건희 회장이 장기간 입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난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바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다.
삼성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을 다음 달 18일, 삼성SDS를 이달 14일 각각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의 조기 상장 방침이 전해지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가 상당한 힘을 얻고 있다.
사업구조 재편 작업은 거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연말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고 에버랜드의 건물관리업을 삼성에스원에 넘기면서 시작된 구조 재편은 최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승인까지 이뤄진 상태다.
뒤이어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 합병, 삼성코닝정밀소재 매각,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삼성SDI의 합병, 삼성에버랜드의 사명 변경,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 결정 등도 내려졌다.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행보도 주목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도 삼성자산운용의 지분(5%)을
삼성생명에 매각해 180억여원의 현금을 손에 넣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어떤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지 보면 과거 삼성그룹이 삼성·CJ·신세계 등으로 나뉘었듯 앞으로 삼성이 어떻게 나뉠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한경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