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경제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한 지 내일로 꼭 100일이 됩니다.
최경환 경제팀의 100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는 어떤 것이 있는 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경제팀 이준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할 때 침체된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쏟아졌는 데, 실제 성과는 어땠나요?
<기자>
지난 6월이죠. 최경환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상당한 파장이 일었습니다.
현 정부 최고의 실세로 꼽혔던 최 부총리가 2기 경제팀 수장으로 발탁됐기 때문인 데요, 이른바 `초이노믹스`라는 말도 이 때 만들어졌죠.
국회 국정감사에서 보통 한 국가의 대통령이나 총리에게 붙은 `노믹스`가 경제부총리에게 붙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 였습니다.
이렇듯 상당한 기대를 모으면서도 일각에서는 우려섞인 시선도 많았던 최 부총리가 취임한 지 내일이면 꼭 100일이 됩니다.
최경환 경제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성과는 경제 전반에 걸쳐 무더기로 나온 각종 대책들입니다.
최 부총리가 취임한 이후 내놓은 각종 정책과 대책은 모두 13개에 달하는 데요, 취임한 지 14주가 지났으니까 거의 일주일에 한개씩 대책이 나온 셈입니다.
최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개선시켜 경기를 부양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뒀습니다.
무려 41조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대책을 비롯해 내년 예산안도 올해보다 5.7%나 늘리는 등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을 펼친 겁니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비율 LTV와 총부채상환비율 DTI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것도 상당한 파장을 불어왔습니다.
그동안 매번 경제팀 수장이 바뀔 때마다 수면 위로 올랐다가 결국에는 전부 무산됐던 이른바 `부동산 시장의 대못`을 한 번에 뽑아버렸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논란도 커졌지만 어쨌든 잠자고 있던 부동산 시장을 깨운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기업의 유보금에 과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던 가계소득 증대세제 3종 패키지도 주목을 받았구요,
이밖에 유망 서비스업을 육성하는 방안과 여성고용과 시간선택제 일자리 대책, 자영업자 대책 등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앵커>
항상 그렇듯이 정부의 대책이 나오면 관련 분야에 미치는 영향, 특히 실효성에 대한 평가가 뒤따를 수 밖에 없는 데요,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은 각종 대책에 대한 성적표는 어땠나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데로 최경환 경제팀이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바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 개선입니다.
심리가 개선되면 가계의 경우 닫혀있던 지갑을 열어 소비를 하고 기업 역시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경제 전반에 온기가 돌게 되는 데요,
일단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에는 최 부총리의 과감한 경기 부양책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났습니다.
재정을 확대하고 기업의 배당도 늘리는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주식시장도 화답했는 데요,
실제 최 부총리가 취임한 이후 각종 대책을 발표하면서 코스피 지수도 2천80선까지 오르는 등 이른바 `최경환 랠리`가 펼쳐졌습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1천900선으로 다시 추락했지만 이 것을 정부 정책의 약발이 떨어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이 맥을 못추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 등 대내외 변수 탓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최 부총리가 `한겨울에 한여름 옷을 입고 있다`고 평가한 부동산 시장은 각종 규제 완화로 온기가 돌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경환 경제팀은 LTV·DTI 등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해준 것은 물론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도 풀어주는 조치를 내놨는 데요,
대책이 나온 이후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국의 아파트값도 꾸준히 오르며 최근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최경환 부총리가 강력하게 각종 대책을 밀어붙이면서 자산시장을 중심으로 꺼져가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최경환 경제팀의 성과는 분명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을 보면 당초 기대에는 다소 못미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데, 어떻습니까?
<기자>
최경환 부총리의 힘은 취임 100일을 맞아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해주는 말입니다.
우리 경제가 당면한 저성장·저물가를 탈피하기 위해 그동안 최경환 경제팀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세제도 개편하는 등 총동원에 나섰죠.
여기에 한국은행이 독립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두 번이나 인하하면서 정부의 경기 부양에도 충분한 지원 사격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최근 경제 관련 지표들은 살아나는 가 싶더니 다시 내리막길로 들어서고 있어 최경환 경제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2분기 GDP만 봐도 전 분기에 비해 0.5% 증가하는 데 그치며 7개 분기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구요,
지난 8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3.8%나 줄어들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기업의 설비투자도 10% 이상 급감하면서 12년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습니다.
앞서 살펴본 주식시장도 지난 여름 코스피 지수가 승승장구를 거듭했을 때 최경환 경제팀의 최대의 성과로 꼽히기도 했는 데요,
대내외 변수 영향이 컸지만 어쨌든 현재 코스피 지수가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한 상황이라 체면을 다소 구겼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경환 경제팀의 약발이 벌써 다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최경환 부총리가 이끄는 우리 경제가 휘청이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책임론도 제기됐습니다.
최근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최 부총리가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며 경기부양에 올인하더니 진짜 길을 잃었다"고 비판했는 데요,
`초이노믹스`의 수혜자는 `강남`으로 상징되는 소수의 부유층이며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은 볼 수 없었다는 겁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초이노믹스가 100일 만에 한계를 드러낸 만큼 가계소득 중심의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처럼 100일을 맞은 초이노믹스는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는 칭찬과 `방향이 잘못됐고 부족했다`는 비판이 공존하며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최경환 경제팀에 당면한 앞으로의 과제는 어떤 것이 있을 까요?
<기자>
최경환 경제팀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바로 경제살리기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입니다.
현재 30여개에 달하는 각종 경제 법안들이 세월호 특별법 등에 밀려 여전히 계류상태에 놓여 있는 데요,
아무리 좋은 법안을 만들어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경제 살리기의 골든 타임도 물건너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당초 최 부총리는 여당 원내대표 출신인 만큼 법안 처리를 수월하게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의 벽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재정 정책을 다소 무리하게 확장적으로 펼친 데 따른 각종 부작용도 최경환 경제팀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힙니다.
특히 세수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증세에 대한 논란도 확산됐는 데,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봉합시킬 지도 관심입니다.
각종 정책의 효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경기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뒷받침하는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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