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라는 정부의 각종 시책 및 독려에도 불구, 일부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되레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은행들이 치중한 것은 담보가 있어 안전한 주택담보대출과 자영업자대출이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농협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5,268억원으로
7월의 6,883억원보다 무려 24%나 줄어들었다.
지난달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올해 1~8월 평균인 6,233억원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사진설명=경기도 안산의 한 중소기업 작업장 모습>
특히, 국민은행은 지난달 중소기업대출을 1,013억원이나 축소했고, 농협은행의 감소액도 659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중소기업대출에 가장 소극적인 은행은 하나은행으로 6개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액은 올해 들어 8월까지
4조 9,860억원 늘었지만, 하나은행의 대출액은 1,043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월별로 보면 매달 130억원 증가한 셈이다.
국민은행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132억원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대출 대신 은행들이 전력을 기울인 곳은 주택담보대출과 자영업자대출이었다.
지난달 6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무려 4조1,565억원 급증했고 자영업자대출도 1조3,151억원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과 자영업자대출 모두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이다.
자영업자대출의 경우 올해 1~8월 월평균 증가액이 1조24억원에 달해 중소기업대출 증가액(6,233억원)의 두 배에 가까웠다.
이들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158조원, 자영업자대출 잔액이 136조원으로 중소기업대출의 전체 규모가
훨씬 큰 것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을 얼마나 `홀대`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 굳이 골치아픈 중소기업대출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은행권의 분위기여서 우려를 더하고 있는 형편이다.
자영업자대출의 경우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창업대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이에대해 중소기업대출의 높은 연체율 때문에 이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은 1.14%로 주택담보대출(0.53%)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을 관리해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중소기업대출 확대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상품 확대, 기술금융 강화 등을 외치고 있지만 리스크관리라는 대명제가 엄존하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
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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