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당국이 오늘 농협생명의 변액보험 판매를 지역조합에서는 허용해 줄 수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소식 경제팀 홍헌표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홍기자, 농협생명의 지역조합에서의 변액보험 판매 불허,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네, 앞서 뉴스에서도 보신바와 같이 농협생명의 지역조합 변액보험 판매는 불가능합니다.
핵심부터 말씀드리면 농협금융계열사의 업권별 영향력이 그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정한 수준에서 제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가 나오게 된 뿌리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부터 출발합니다.
우리금융지주를 민영화하면서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 금융계열사들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습니다.
이후 치열한 경쟁을 거쳐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은 NH농협금융지주에 인수됐습니다.
기존에 농협금융은 농협생명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인수한 우리아비바생명과는 내년 초에 합병할 예정입니다.
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과 합병을 하게 되면 지난 2011년 보험시장에 진출이후 단 3년만에 총 자산 54조원으로 부동의 업계 4위자리를 굳히게 됩니다.
물론 자산규모만으로 그 회사의 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는 대단한 수치입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1위 삼성생명이 자산 200조원이고, 2위권에 있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85조와 77조원 수준입니다.
농협생명은 54조원인데, 5위권이 20조원 규모이고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자산이 50조원인걸 감안하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보험산업은 다른 업권에 비해 장기산업인데 농협생명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이렇게 빠르게 농협생명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조금 전 뉴스에서 보셨던 것처럼 지역단위 조합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각 지역에 있는 농업협동조합은 무려 4천538개로 은행 중에 점포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 지점이 1천100개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4배나 많습니다.
보험업계에는 한 은행이나 대리점 등 1개의 점포에서 특정보험사 상품을 25%이상을 팔 수 없도록 한 일명 25% 규제 룰이 있습니다.
한 회사 상품을 몰아서 판매할 수 없도록 일종의 공정한 경쟁을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겁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농협생명이 지난 2011년 보험시장에 진출할 당시 지역조합에 해당해서는 이 25% 룰을 5년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농협생명이 들어온지 불과 3년만에 지역조합에서 대부분 농협생명 상품을 판매하다보니 자산이 급격하게 불어난 겁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변액보험은 농협생명이 진출 할 때 판매할 수 없는 상품이었습니다.
25%룰을 유예해주면서 변액보험 판매는 포기한 것이죠.
실제로 농협생명은 변액보험을 판매 인가를 받지 못해 판매 자격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농협금융이 인수한 우리아비바생명은 변액보험을 팔 자격이 있기 때문에, 농협생명과 합병을 하게되면 지역단위 조합에서도 우회적으로 팔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생명보험사들은 이는 농협에 특혜가 아니냐며 견제를 하게 됐고, 이에 금융당국이 교통정리를 해줬습니다.
표에 나와있는 것처럼 단위 조합에서는 변액보험을 판매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아비바생명은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아비바생명 지점과 설계사, 우리아비바생명과 계약을 맺은 보험대리점은 가능합니다.
또, 농협생명 소속의 설계사와 전국 농협은행 지점 1천193개에서도 판매가 가능합니다.
단위 조합에서는 판매할 수 없지만, 농협은행 1천200개 지점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것도 상당한 이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농협생명이 내년에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농협생명 말고도 농협금융은 다른 분야에서도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증권업계에서도 농협금융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금융 민영화 당시에는 증권업계 1위 우리투자증권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 결국 농협금융 품에 안겼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의 주가는 지난 6월 8천300원에서 두 달이 지난 현재 1만1천원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또, 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로 올해 상반기 순익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기업을 인수할 때 인수대가 보다 피인수법인의 순자산 공정가치가 클 경우에는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되는데, 이 이익 3천655억원이 반영됐습니다.
농협금융은 해외에 먼저 진출한 우투증권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농협은행 해외지점과 시너지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투증권이 현재 중국 북경과 상해,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런던, 뉴욕 등 8곳에 지점이 있습니다.
농협은행은 뉴욕에 지점이 있고, 북경과 베트남을 지점으로 전환하려고 준비 중인데 내년에는 연계영업이 가능하도록 준비중에 있습니다.
또, 증권업계 뿐만 아니라 농협카드 역시 카드업계를 긴장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직 신한카드나 삼성카드, 현대카드처럼 전업계 카드사는 아니지만 은행을 기반으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시장에서도 점점 영향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농협은행을 기반으로 한 체크카드 시장에서는 사용실적 1위에 올랐습니다.
카드사로 분사도 하지 않았는데 신한카드나 국민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도 모두 제쳐 업계 판도를 이미 바꿨다는 평가입니다.
이처럼 보험과 증권, 카드업계 까지 농협금융계열사의 엄청난 진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농협의 무서운 성장세,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이 됩니다.
지금까지 경제팀 홍헌표 기자였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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