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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돈, 정치·경제 이야기 5...10년에 한 두 차례 하늘 문이 열린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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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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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돈의 탄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돈의 탄생 과정을 알아야만 그 다음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부터 몇 차례에 걸쳐서 부자가 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조금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 잘 이해가 가지 않으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보기 바란다.


    외환 위기라는 말을 들어보았겠지?


    얼마 전에도 이미 거론했었지만 외환위기라는 것은 결제통화인 달러가 부족해서 생기는 위기를 말한다.


    그럼 여기에서 궁금한 것이 하나가 있다.


    달러가 부족해서 생길 수 있는 것이 외환위기라면 그냥 달러를 받아서 달러로 쓰면 될 것을 굳이 우리나라도 돈을 만든 이유가 뭘까?


    조선소에서 배를 만들고 현대차에서 자동차를 만들어서 해외에 팔게 되면 달러를 받게 되고 그 달러를 그냥 우리 사회에서 쓰면 환율이 변동해서 생기는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 또한 근본적으로 외환이 부족해서 위기에 빠질 일은 없지 않을까?


    그에 대한 답을 하기 이전에 먼저 <시뇨리지(Seigniorage)>라는 말을 기억해두도록 해라.


    <시뇨리지>는 돈을 찍어내면서 생기는 이익을 말한다.


    돈을 찍어내면 이익이 생긴다는 말인데...예를 들어서 설명해보마.


    만 원짜리에 세종대왕이 그려 있는데 그냥 만원이라고 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5만 원짜리에는 신사임당을 그려 놓고 그냥 5만원으로 약속 한 것이지...


    이 두 화폐 사이에 실질적 가치의 차이가 있을까?


    아마 잉크와 종이 가격을 따진다면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종이 무게야 얼마나 차이가 나겠니?


    그럼 1천원 권은 어떨까?


    고액권 화폐에는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약간의 기술이 더 들어가 있겠지만 결국 거기에서 거기다.


    그렇다면 5만 원짜리 지폐를 만들 때 원가는 얼마나 들어갈까?


    원가는 한국은행에서 결코 알려주지 않는다.


    때로는 모르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100원짜리 동전의 원가가 대략 140원이라고 하는데...동전을 제외하고 모든 지폐가 당연히 액면가 이하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은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감각적으로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원가를 제외한 나머지는 누가 가져갈까? 그 돈을 찍어낸 주체가 갖게 되는 것이지...그러니까 <발행액면> - <발행원가>= <시뇨리지>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당연히 과거에는 권력을 가진 자가 돈을 주로 만들었을 것이고 <시뇨리지>라는 말은 <시뇨르(Seignior)>....즉 <성주>라는 말에서 나온 말에서 파생된 낱말이라면...결국 <시뇨리지>라는 말은 권력을 가진 자가 돈을 찍어내면서 얻는 이익이라고 볼 수 있겠지?


    물론, 생산 원가에 종이와 잉크 값만을 생각할 수는 없다. 위폐 방지 시스템이 없다면 아무 복사기로도 찍어낼 수 있을 것이고 가짜 돈이 넘쳐난다면 사회는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 원가 이외에 상당한 기술이 가미된 여러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돈을 찍어내는 것은 사실, 상당한 비용을 들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각각의 나라에서, 심지어는 북한과 같은 못사는 나라에서도 이미 만들어진 달러를 쓰지 않고 외환위기의 위험에도 불구하고...또한 엄청난 비용을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돈을 만드는 것은 바로 <시뇨리지>를 포기할 수가 없기 때문이야.


    <시뇨리지>를 이해했다면 두 번째 의문이 생긴다.


    지금 세상에 유통되고 있는 화폐가 명목화폐이고 명목화폐라서 시뇨리지가 더욱 크다면...결국 그 돈을 사용하는 사람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말인데...만약 손실이 보기 싫다면 돈을 기피하고 금이나 은과 같은 실물자산을 모아두면 어떨까?


    금을 샀다가...쌀을 사고 싶거나 옷을 사고 싶으면 금을 팔아서 사면 어떨까?


    불가능하다.


    일단, 건재가 금덩어리를 가지고 가서 쌀을 사려 한다면 너를 가출 청소년으로 보게 될 것이다.


    물론, 실물 자산인 금을 사두면 시뇨리지를 빼앗길 필요가 없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실물을 선호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화폐의 질서가 훼손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세금으로 장벽을 세워 두었다.


    즉, 금을 사고 팔 때에는 엄청난 비율의 세금을 내야만 한다.


    실질적 가치가 있는 금과 같은 현물을 기피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지...그러니까 우리는 도무지 금을 현금처럼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 쫌 억울한가?


    어쩔 수 없이 쓰지 않을 수도 없고...쓰자니 시뇨리지로 인한 손해를 보는 것이 싫고...


    꼭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오늘 날 돈의 속성을 잘 이해할 경우 놀라운 기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볼까?


    얼마 전에 배웠던 <명목화폐>의 정의를 다시 살펴보자.


    <명목화폐>라고 하는 것이 가만히 생각해보면...그저 종이 위에 그림 그려 놓은 것이지 어떤 실질적인 가치를 가진 것이 아니라고 했었다.


    대표적인 명목화폐인 <달러>는 개념상 돈보다는 미국 정부의 약속어음에 좀 더 가깝다고 보면 된다.


    과거의 화폐였던 실질 화폐는 금과 언제든지 바꿀 수가 있어 부도가 없지만 명목화폐는 미국 정부가 부도가 나면 휴지가 될 수도 있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개념상의 차이만 봐서는 안될 것이야...


    실질화폐의 시대에 살았던 과거의 사람들과는 달리 앞으로 명목화폐의 시대를 살게 될 너희들은 싫건 좋건 주기적으로 사활을 건 싸움을 해야만 한다는 점은 정말 중요한 차이가 된다.


    과거에는 돈과 금이 가치의 연동으로 인해 물가가 급하게 오르는 경우가 많지 않았었다.


    하지만 명목화폐가 되면서 너희들은 과거에는 흔하지 않던 <물가>라는 무서운 적과 자주 싸워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위기 때마다 선진국들은 명목화폐의 수량을 대폭 늘리게 되는데...대략 10년에 한 두 번 정도는 물가가 급하게 오르는 시기를 맞게 된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싸움이냐면...이 싸움에서 지게 된다면 너와 너의 가족은 가난한 사람이 되어버리겠지만 만약 이길 수만 있다면 너와 너의 가족은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다.


    결국 돈의 성향과 속성을 잘 알고 있다면....10년에 한 두 번은 너희가 부자가 될 수 있는 문을 스스로 열 수 있다는 것이다.
    궁금하지?


    그럼...희망을 갖고 진중하게 다시 고민해보자.


    미국에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을 생각 나는대로 말해보아라.


    애플? GE? GM? 보잉?


    물론 미국에서 자동차나 비행기를 만들기는 하지만 몇 개의 기업을 제외하고는 최고의 경쟁력을 가졌다고는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애플사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시가 총액이 가장 큰 회사였는데, 그들이 만드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부품은 거의 대부분 미국 외에서 만든다. 미국에서는 그저 디자인하고 조립정도 할 뿐이지...


    미국의 자동차는 유럽의 명차들에게는 한참 밀리고 심지어 우리네 자동차 보다 크게 나아 보이지 않는다.


    겉으로는 미국이 화려해 보여도...정작 국방 관련한 첨단 무기 산업이나 금융 산업 정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다소나마 나은 편이고 나머지는 이미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다.


    지금은 미국 전체 경제에서 제조업 비중은 10% 내외다.(공식적으로는 12% 정도라지만 매년 줄고 있고 경기 순환에 따라 다르다.)


    제조업이 10% 내외라면... 뭔가 필요한 것을 대부분 해외에서 사온다는 말인데...그런 미국이 마구잡이로 돈을 펑펑 써도 적자를 메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돈을 찍어서 그 돈으로 석유도 사고 옷감도 사고 신발도 사기 때문이다.


    결국 시뇨리지 때문이지...


    우리나라도 현대차에서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다 배달해 주고 가져오는 것은 고작 우아한 노인의 초상화가 그려 있는 종이 조각이다.

    그러니까...미국은 과거 성주가 누리던 시뇨리지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껏 써도, 심지어는 전쟁에서 지더라도 그 엄청난 적자를 메울 수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시뇨리지를 모두 미국에게만 빼앗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겠지?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현재는 17개국이지만 2014년부터는 라트비아가 추가되어 18개국이 된다.) 함께 쓰는 <유로화>라는 돈도 생기게 된 것이고 지금은 중동지역이나 남미 공동체가 달러를 대신해서 그들만의 화폐를 만들겠다고 자주 모임을 갖고 있는 것이다.


    조금 어렵고 혼란스럽지? 할 말이 많지만...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오늘 날의 돈은 <명목화폐>라는 것...그래서 돈 가치는 절대가치가 아니라는 것...


    명목화폐가 되고 나서 <시뇨리지>는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또한 이런 독특한 상황 때문에 10년에 한 두 차례는 싫거나 좋거나 무조건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만 하는 심각한 상황을 겪어야만 한다는 것 정도만 기억해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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