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은 계절적인 특성상 각종 피부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이다. 여름철에 다발하는 피부질환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바로 어루러기이다.
어루러기는 한의학에서 전풍 또는 백선으로 불리는 피부질환으로 `말라세지아`라는 효모 곰팡이균이 과다하게 증식해서 발생한다. 대개 날씨가 덥고 습한 6∼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여름철에 어루러기 진료인원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주의를 당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어루러기를 발생시키는 원인균인 말라세지아 곰팡이균은 덥고 습한 곳, 그리고 지방을 좋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어루러기는 피지분비가 많은 상반신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겨드랑이나 어깨, 목, 등 가슴 부위 등에 연한 황토색 또는 황갈색, 붉은 빛을 띠는 다양한 얼룩덜룩한 반점이 생기고 각질같은 인설반이 나타나면 어루러기를 의심해 필요가 있다.
발생 부위에 따라 두부백선, 안면백선, 피부백선, 완선, 수부백선(손무좀), 족부백선(발무좀) 등으로 불리는 어루러기는 사실 다른 피부질환들처럼 가려움증이나 통증 같은 자각증상이 없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발생 사실 조차 모르고 지나치다가 어느 순간 피부색의 변화를 감지하고 놀란 마음에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어루러기는 다른 피부질환에 비해 치료가 용이한 편이기는 하지만 발병 후 방치한 상태에서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저절로 증상이 사라지는 질환은 아니다. 발병초기부터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환부가 짙어지고 어루러기가 온몸을 덮어버리는 최악의 사태를 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근원적인 치료, 즉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치료가 시행되지 않는 한 항진균제로 치료를 해도 일상생활을 하는 공간에 곰팡이균(진균)이 흔하게 있는 탓에 재감염되어 재발을 반복하며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실례로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어루러기의 재발률은 1년에 60%, 2년 후에는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보한의원 유인식 원장은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어루러기는 증상은 겉으로 드러나지만 발병원인은 우리 인체 내부의 이상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환경적 요인으로 재발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질환이어서 발병초기부터 근원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의 호전과 함께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루러기의 발생이 피부에 적체된 습기와 피부저항력의 저하에 기인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치료 또한 발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고 재발을 방지하는데 중점을 두고 시행하고 있다.
이 치료는 항진균 면역프로그램을 통해 시행되고 있다. 항진균 면역프로그램은 원인균의 제거와 피부저항력의 회복, 그리고 겉으로 드러난 외부증상의 치료 등 단계별 과정을 통해 진행된다. 치료과정에서 한약처방과 함께 어루러기 치료에 핵심이 되는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약침치료와 외용치료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한약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체질과 증상을 감안해 처방한 한약의 복용을 통해 피부에 적체된 습열을 제거하고 피부저항력을 크게 증진시켜 어루러기의 치료는 물론 증상의 악화와 재발 등을 예방해준다. 또 약침치료는 피부저항력과 함께 인체의 면역력을 배가시켜 재감염에 의한 어루러기 증상의 재발, 만성화 등을 방지해준다.
외용치료는 진균이 더 이상 확대 감염되지 않도록 하여 증상의 악화와 재발을 예방하며 피부순환을 개선시켜 저항력을 회복시켜 준다.
어루러기 외용치료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항산화 외용제의 사용이다. 한약성분과 피톤치드 성분이 함유된 항산화 외용제 치료는 어루러기를 발생시키는 원인균인 곰팡이균을 제거해주는 한편 피부 겉으로 드러난 외부증상을 개선시켜 주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유 원장은 "어루러기는 수시로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발병원인을 제거하고 피부저항력과 면역력을 증강시켜주는 근원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몸을 습하지 않고 시원하게 유지하고 운동 또는 활동 시 통풍이 잘되는 옷을 착용하며 땀 흘린 후 또는 비를 맞은 후에 몸을 깨끗이 씻어주는 등 평소 재발을 방지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도 치료를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