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사계절 내내 계속되는 가운데, 누구나 한 번씩 돼지고기에 대한 궁금증을 갖는다.
민간요법상 황사가 심한 날에 돼지고기, 특히 삼겹살을 먹으면 좋다는 속설은 꽤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돼지고기 속의 지방질이 오히려 미세먼지 속 중금속 등 유해물질의 체내 흡수를 돕는다는 설이 고개를 들었다.
올 초 황사가 심해지는 봄이 오기 직전,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돼지고기 섭취가 미세먼지 속 유해물질 흡수를 돕는다는 것은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흔히 미세먼지를 정화해주는 음식으로 각광받던 돼지고기가 오히려 해로운 음식이라는 설이 널리 퍼지면서다.
이 문제로 방송 및 언론에서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견해를 내놓았다. 이를 종합해 결론만 이야기하면, 돼지고기 섭취가 미세먼지 정화를 크게 돕지는 못한다. 하지만 유해물질 흡수를 오히려 촉진시켜 건강에 해롭다는 이야기는 완전히 틀린 것으로 보인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조애경 원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삼겹살 등 돼지고기가 미세먼지에 좋다는 속설은 기름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까지 닦아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며 "그러나 삼겹살 기름을 먹는다고 호흡기로 가지는 않기 때문에 미세먼지 정화와 딱히 상관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조 원장은 "돼지고기 자체에는 필수지방산과 비타민, 셀레늄 등의 영양소가 많아 독소 배출에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며 "삼겹살보다 목살이나 앞다리, 뒷다리살 등을 먹으면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돼지고기가 미세먼지에 나쁘다는 `새 속설`보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돼지고기를 먹는 게 좋다는 오래된 속설을 믿는 이들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관측되기도 한다.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 `Air quality monitor` 제조사 BRAMC 관계자는 "가정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나서 위험 수치이면 돼지고기를 먹어야겠다고 말하는 소비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돼지고기의 중금속 배출 효과는 실험으로 증명이 됐다. 2007∼2008년 한국식품연구원의 연구에서, 근로자 58명을 대상으로 돼지고기 섭취 실험을 한 결과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대조군에 비해 납은 2%, 카드뮴은 9% 이상 감소해 중금속 배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외에도 미세먼지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음식으로는 여러 가지가 추천되고 있다. 우선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호흡기에 좋고, 녹황색 채소 및 해조류 등이 대표적으로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기침과 가래에 좋기로 유명한 생강즙 또는 차도 효과적이다. (사진=한경TV DB)
한국경제TV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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