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결혼 생활 순탄치 않다.
사랑도 없이 아이라는 결실 하나만으로 덜컥 이루어낸 결혼 생활이 만만할 리 없다. 사랑하는 여자가 있던 남편은 매순간 싸늘하기 그지없고, 뱃속에 아이를 품은 부인은 남편 몰래 비빔밥을 비벼 먹고 홀로 지내는 시간에 익숙해진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하고 명량한 이 ‘엄마’는 아이도 가정도 지켜낼 수 있을까.
지난 16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5회에서는 본격적으로 한집살이에 돌입한 이건(장혁 분)과 김미영(장나라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속아서 한 결혼이라는 강박에 시달리며 김미영의 존재를 꺼려하던 이건은 김미영에게 “있는 듯 없는 듯 살라”며 싸늘하게 대했고 자신의 공간을 침범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더욱이 아이를 낳으면 갈라서자는 이혼합의서까지 내밀면서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나 김미영은 이건에게 “아이를 지키고 싶었고 당신에게 고마웠다”며 눈물로 담담하게 고백했고 어떤 순간에서나 늘 본인의 입장을 수긍하고 남을 배려하는 김미영의 모습에 이건은 점차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이건과 김미영의 부부생활에 위험을 감지한 왕회장(박원숙 분)은 강제적으로 두 사람을 태교교실에 보냈고 두 사람은 처음으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삐걱거리고 부자연스러운 시간이었음에도 김미영은 이건을 향해 “행복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배가 고프다며 돌아간 김미영의 눈에 밟히던 이건은 임원회의 시간에도 “달팽이 밥 먹어야 하는데”라며 혼잣말을 읊조려 흥미를 더했다. 또한 예고편에서는 김미영의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 다니엘(최진혁 분)이 이건과 직접적으로 맞서면서 삼각관계에 묘미를 더할 예정.
이렇듯 대중들에게 명랑한 소녀였던 여인은 명랑한 엄마가 되어 돌아왔다. 장나라표 명랑엄마의 연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짠한 연민과 잔잔한 웃음을 주었다. 늘 남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왔던 천사표 한 여인이 강인한 엄마로서의 책임을 부여받고 어설프지만 가정을 꾸려나가려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짜증보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게 만드는 것.
결코 순탄치 않은 부부생활과 험난한 역경이 예고된 가운데, 김미영은 이건의 마음을 잡고 가정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을지, 아직 갈 길이 먼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절로 관심이 기울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