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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펀드 불완전판매 '여전'‥암행감찰에 '시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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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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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지난해 동양 사태 이후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이후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대책이 잇따랐지만, 판매 현장에서 불완전판매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펀드 투자를 위해 한 증권사 지점을 찾았습니다.

    투자성향표 속 스무여개의 문항에 답한 뒤 나온 결과는 안정형. 하지만 증권사는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의 수익률이 낮다며, 대신 수익추구형 상품군을 추천합니다.

    투자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누락합니다.

    <인터뷰> A증권사 00지점 영업직원
    "고객님 투자성향은 위험중립형인데요. 안정형에 해당하죠. (적합한 상품은?) 혼합형은 수익률이 낮다보니 선호도 면에서는 떨어진다. 실질적으로 채권형 수익률 정도로 투자하는 분이 많죠. 투자시 유의사항은 나중에 자료를 보시면 되고..."

    다른 증권사 영업지점을 찾자 같은 투자자를 두고 이번에는 적극투자형이라고 진단합니다.

    <인터뷰> B증권사 000지점 영업직원
    "적극투자형으로 나왔습니다. 고객님은 모든 성향에 다 하실 수 있는데요. 고위험이나 중위험 정도 투자하실 수 있고..."

    한국경제TV 특별취재팀이 10여개 증권사의 영업지점을 방문했지만, 이 중 규정대로 투자 설명을 진행한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투자자 보호`란 명분 아래 1시간 넘는 상담시간이 걸렸지만, 대부분을 각종 서류 서명에 소요할 뿐, 정작 중요한 투자설명에 할애한 시간은 10여분도 채걸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 개정된 표준투자권유준칙이 서명을 비롯한 투자자 확인절차만 강화돼 소비자 불편이 가중됐고, 불완전판매 근절의 본질인 투자 상품·투자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증권사들도 투자자를 위한 절차라기 보다 사실상 증권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형식에 그친다고 토로합니다.

    <인터뷰> C증권사 00지점장
    "사실 판매자 입장에서는 고객 설명 많을 수록 직원도 안전하거든요. 오히려 소비자보호 못하는 부분 있을 수 있고, 실적보다는 형식에 얽매이고.."

    동양 사태 이후 증권사들 역시 준법감시 강화를 선포하고 자체적인 평가와 금감원 보고를 정례화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금감원이 발표한 펀드 미스터리쇼핑 평가 결과에서 28개 금융사 중 절반 이상이 미흡이나 보통으로 분류돼 아직도 불완전판매 근절은 요원해보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앵커>
    금융사 영업지점에서 불완전 판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기 위해 매년 암행감찰을 시행하고 있는데, 정작 금융사들은 투자자 보호 노력보다 암행감찰인지 아닌지를 따지는데 급급했습니다.

    김종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펀드 가입을 위해 찾은 한 증권사 지점입니다.

    판매 직원에게 펀드 가입을 문의하자 대뜸 상관에게 암행감찰 여부부터 보고합니다.

    <녹취> D증권사 지점 직원
    "(펀드 미스터리쇼핑 아닌것 같아요) 상담직원에게 안내해드릴게요"

    조사요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증권사 직원들이 암행감찰 매뉴얼을 준비하고, 조사요원을 파악하는 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금감원 암행감찰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올라온 미스터리쇼핑 조사요원 채용공고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비공개로 진행돼야할 업무지만 금융감독원이 암행감찰을 맡긴 대행업체의 회사명이 버젓이 노출돼 있고, 연령대 등 조사요원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들이 담겨있습니다.

    금감원도 암행감찰 정보가 사전에 증권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우 금융감독원 금융경영분석2팀장
    "최종 가입단계에서 가입을 포기하는 고객을 보고 미스터리쇼핑이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될 것이고, 여러 점포에서 일어나면 미스터리쇼핑을 하는게 아닌가하고 각 영업점에 전파가 됩니다"

    감찰 정보가 사전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검사 횟수를 늘릴 계획이지만 제재 효력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금감원은 지난 2009년 650개 금융회사 점포를 대상으로 암행감찰을 처음 실시해 2011년 1천50개, 지난해 2천여곳로 해매다 감찰 대상을 늘려왔습니다.

    점검 횟수도 지난해 4회에 달했지만 암행감찰 결과가 금융회사에 대한 직접 제재로 이어진 경우는 없습니다.

    특히 파생결합증권 암행감찰 과정에서 동양사태의 원인 제공한 특정금전신탁 판매의 문제를 걸러낼 수 있었지만 크게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불완전판매를 차단하기 위해 시행되는 암행감찰에 금융사들이 급급하는 사이 정작 투자자 보호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앵커>
    동양증권 사태 이후 불완전판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다뤄보겠습니다.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 대책까지 내놨지만 판매 현장은 여전하군요.

    <앵커>
    사실 취재팀의 목적은 불완전판매 요소가 없는 지점, 투자자보호를 잘해주는 증권사, 은행 등을 찾아 불완전판매가 개선되는 지 알아보려던 것이다.

    그런데 취재하다보니 하나씩 미흡한 부분들이 발견됐다. 금감원의 미스터리쇼핑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취재한 판매 지점에서 불완전판매 요소가 드러났다.

    금융회사는 자본시장법 46조에 따라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서 금융상품에 투자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투자자성향진단을 받아야 한다.

    투자성향은 보통 안정형에서 공격투자형까지 5가지 정도로 유형이 나뉜다.

    이에 맞춰 상품이 구분돼 있는데 상품 가입을 먼저하고 나중에 이 진단서를 받아두거나 성향진단을 받고도 그와 다른 상품을 추천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저도 직접 가입을 해봤데 1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설명을 하고 뒤늦게 투자성향진단 설문을 작성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고, 안정형 투자자로 나왔는데도 적극투자형 상품을 권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앵커>
    불완전 판매 소지를 없애기 위해 금감원이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회사들이 불시점검인지 아닌지를 미리 대비하고 있다고요.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확인하신 것처럼 한 증권사 지점에서는 미스터리쇼핑인지 여부를 확인한 후 상담창구로 안내해줬다.

    금융상품에 투자자에게 완전하게 상품을 판매하기보다는 미스터리 쇼핑으로 지적받는 걸 피하려는, 본말이 전도된 행태다.

    그렇다고 미스터리쇼핑 평가 결과가 좋지도 않다.

    2009년 첫 시행 이후 올해로 6년째이지만 지난해까지 평가결과는 여전히 보통이하다.

    투자자성향, 상품설명, 판매후 모니터링과정까지 이행하는 금융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흡 이하 평가를 받은 금융회사도 5곳에 달했다.

    금감원이 증권사들 스스로 불완전 판매 여부를 점검하는 등 문제의 소지를 줄이도록 했지만 개선은 미미하다.

    <앵커>
    투자자들은 그래도 안전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지 않나?

    <기자>
    본인의 성향을 알고 불편하더라고 펀드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가는게 불완전판매를 당하지 않는 요령일 것이다.

    요즘 펀드 가입하려먼 1시간 가까이 걸린다.

    본인의 투자성향진단, 각종 확인서 등을 작성하고 이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이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제대로 상품에 가입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실제는 판매사 편의대로 이뤄진다.

    요즘 세월호 사고 이후 원칙,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 커졌다. 금융상품도 마찬가지다.

    불편한 원칙을 감수하는 만큼 금융회사, 투자자 모두가 안전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금융사와 투자자의 신뢰 회복일 것이다.

    판매 지점과 고객간의 신뢰가 있었다면 불완전판매 논란도 없었을 것이다.

    믿고 맡기는 만큼 금융회사도 그에 맞는 책임있는 행동 보여야 할 것이다.

    오늘 저희가 소개해들인 불완전판매 실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특집으로 준비했다.

    내일(6일) 오전 7시, 오후 7시30분 펀드 재테크의 정석에서는 펀드 판매 현장의 문제점, 제도상의 허점을 집중 해부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팀 김종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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