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비상장기업의 우회상장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스팩(SPAC)`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거 1기 스팩들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 합병 속도와 성공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투자자들 관심 또한 뜨겁습니다.
정미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9일 공모청약을 마친 하나머스트스팩의 경쟁률은 284대1.
공모액 50억원을 모집하는데 무려 5690억원의 자금이 몰렸습니다.
국민게임 애니팡 개발사인 선데이토즈와 알서포트가 스팩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또한 국내2위 포털업체인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합병 하면서 우회상장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상장된 2기 스팩은 총 4곳으로 이 중 KB제2호스팩과 우리스팩2호가 합병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KB제2호스팩은 상장 한 달 만에 국내 데이터베이스 암호화 1위 업체인 케이사인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고, 우리스팩2호도 인기 아이돌 그룹 비스트와 포미닛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을 발표하기까지 6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0년 1기 스팩 19곳 중 절반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상장 폐지된 점과 비교하면 스팩의 합병 속도와 성공률 모두 크게 높아졌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1기들의 실패사례가 반면교사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우회상장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고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선데이토즈나 한일진공처럼 성공 사례들이 나오면서 1호 스팩들의 실적이 막판에 좋았다. 2호 스팩은 1호처럼 많이 상장되지 않았지만, 더 빨리 합병을 발표하고 있다. 합병 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지금 스팩들 주가가 오르는 것."
실제로 지난 한 달간 우리스팩2호와 KB제2호스팩의 주가는 13~14%대로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스팩 성공 사례가 늘고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자, 증권사들도 다시 스팩 상장 작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교보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스팩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올해 안에 10개 정도의 스팩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스팩에 있어 인수합병이 중요한 만큼 운용자의 전문성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 실장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스팩 운용자들의 스펙(Specification)이다. 이 사람들이 얼마나 전문성 있게 M&A를 할 수 있는지 면면히 따지고 해당 증권사의 M&A 실적 등을 보고 선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스팩의 핵심은 M&A다."
기업들에게는 우회상장의 한 방법으로, 투자자들에게는 대안투자로 주목받고 있는 스팩 상장.
이를 통한 더 많은 기업의 시장 진출로 증시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미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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