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인투자자, 소위 `개미`들이 최근 들어 국내 증시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 대다수는 그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기회만 엿보던 상황이었는데요, 개인 부동자금의 본격적인 증시 유입 신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정경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
주식을 사기 위해 현금으로 증권 계좌에 넣어둔 돈 인데, 최근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기준으로 고객예탁금 규모는 15조8천억원.
지난달에 비해 1조원이 늘었으며, 불과 두달전과 비교해서는 2조원 이상 급증했습니다.
반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을 때 잠시 자금을 묻어두는 종합자산관리계좌, 즉 CMA 잔고는 최근 들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5월 현재 41조1천억원 규모로, 지난달 대비 6천억원 가량 줄었으며, 지난 3월과 비교해선 1조원 가까이 빠졌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부동자금의 본격적인 국내 증시 유입이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수급측면상 국내 증시의 레벨업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전화연결>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4월말 이후 개인투자들이 1조원이상 거래소시장에서 순매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현재 외국인들이 매도로 전환하고, 기관 또한 매수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경우 최근 IPO라든지, 이런 부동자금이 많은 상황에서 증시에서 저가매수를 노리는 전략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패턴을 보면, 개인투자들이 적극적 매수를 통해서 지수가 추세적으로 올라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최근 양상은) 박스권 하단에서의 일시적인 흐름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개인 투자자금의 상당수는 박스권 장세에서의 `치고 빠지기식` 즉, 저가매수를 노린 전략의 일환인데다가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급 매물 출현에 따른 차익실현을 염두에 둔 성격의 측면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최근 진행된 BGF리테일 공모주 청약에 청약증거금만 4조6천억원이 몰렸습니다.
또 통상적으로 10~20% 할인 발행되는 일부 기업의 유상증자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개인투자자금 상당수가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에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라는 설명인데, 개인 부동자금의 증시로의 실질적이고 본격적인 유입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
<앵커>
앞서 보셨듯이 고객예탁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부동자금 외에도 자금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현재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앞서 봤듯이 고객예탁금이 사흘연속 증가하고 있고요. 또 비슷한 맥락에서 증권사가 주식거래에 필요한 매매대금인 신용융자잔액 또한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 두 자금이 현재 모두 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신용융자잔액은 지난 4월 30일 기준 4조 9천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지난해 6월 25일(4조7612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올해 들어 신용융자잔액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3천억원, 5천억원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개인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나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주식담보대출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주식담보대출 금액을 의미하는 예탁증권담보융자는 8조592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 7조7555억원보다 10.78% 늘어난 수치입니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시중 자금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아까 리포트에서 봤듯이
단기금융상품은 감소하고 있고, 그러면 이 자금들이 국내 증시로의 유입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요?
<앵커>
아닙니다. 아직 그렇게 보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개인들의 부동자금이 늘고는 있지만, 이것이 국내 증시로까지 그래도 유입될 것이라는 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박스권장세에서 저가매수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고요.
단지 이벤트성 자금에 쏠리는 경향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보면 특히 최근 IPO시장이 관심을 받으면서 이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특히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BGF 리테일 청약에 4조5천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었고요.
앞서 오이솔루션의 청약경쟁률에는 1253: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 유상증자를 위한 청약에도 경쟁률이 치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위해 청약을 한 결과에는 발행 예정 주식 수의 700배가 넘는 청약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아직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의 실질적이 유입은 아니라는 이야기인데요.
그렇다면 시중의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어떤점이 뒷받침돼야 하나요?
<기자>
우선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우선돼야 합니다.
특히 미국 경기 정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다행히 최근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고 경기 서프라이즈지수도 개선되는 등 미국경기가 정상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높아져 원화강세 현상이 주춤할 것이라고 시장에서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와 맞물려 국내 시장환경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봤을때 우리 시장에서 외국인의 수급측면을 중요시하게 살펴봐야합니다.
이달 들어 매수세를 이어오던 외국인의 투자기조가 매도로 전환했습니다.
오늘도 외국인이 순매수로 장을 시작했지만 순매도로 전환해 8일 연속 팔자세를 보였는데요.
코스피는 1950선 이하로 하락하면서 박스권 돌파 시기도 미뤄지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조그만 발을 빼도 시장이 휘청하는 만큼 우리 증시의 외국인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코스피의 상승과 하락은 외국인들의 투자기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수급측면상 외국인의 매수가 뒷받침돼야 국내 증시의 레벨업이 이어지고 여기에 시장의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한가지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환율인데요.
원달러 환율이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030원 밑으로 빠지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무너졌다고 볼수 있는데요. 결국 환율이 안정될때까지
외국인들이 매매패턴이 팔자로 갈 가능성이 많아 환율을 좀더 지켜봐야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부동자금 증가와 이들 자금의 성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신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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