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황을 견디다 못한 증권사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해마다 주식거래가 급감하는 탓에 주 수익원인 위탁매매 수수료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수수료 의존도는 좀처럼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김종학 기자 리포트
<앵커>
앞서 보신것처럼 대부분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의존이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일부 중소형사들은 전문화되고 특화된 서비스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 대형사들과는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대표 온라인증권사 키움증권.
위탁매매시장 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적절히 대응해 중소형사임에도 지난해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로 기업공개(IPO)부문과 인수합병시장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며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키움증권이 다양한 사업으로 수익을 다변화하는 것은 어려운 증권업황 시장속에서 더이상 위탁매매수수료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화인터뷰> 중소형사 관계자
"아무래도 대형사들이 여러사업을 하고 있고, 특히 자본력에 밀리죠. 그들과 경쟁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시장에서 일부 중소형사들은 저마다의 노력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핵심역량 투자를 통한 특화 사업전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종금업 라이선스를 가진 메리츠종금증권은 여신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 기업금융서비스 제공으로 다양한 수익을 창출해왔습니다.
특히 인수금융과 기업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 수익 다변화에 집중하며 성과를 키우는 중입니다.
또 이트레이드증권이 에너지상품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고, 현대증권은 카드를 신사업분야로 삼고 올해 초 자체 체크카드 브랜드인 `에이블`카드를 선보여 진출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교보증권과 IBK투자증권의 경우, 채권과 통화 등을 다루는 FICC부문을 강화해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중소형사들이 대형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화되고 특화된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전화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대형증권사들과 소형사들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차별화시켜야한다. 대형증권사들과 경쟁하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특화로 가는것이 맞지 않겠느냐 전문성을 키워나간다면 기회가 올 수 있다."
지속되는 업황 불황 속에서도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은 과당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앵커>
증권업계 불황, 이제 한두해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증권사들 스스로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하는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신기자.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제 증권사별로 전문화, 특화분야를 만들어 브랜드화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전문화와 특화는 선택이 아닌 거의 필수가 됐다고 해도 무방한데요.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는 해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선진 투자은행(IB) 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자본력을 앞세워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중소형사들이 이 속에서 살아남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중소형사들의 경우 차별화된 서비스를 확보해야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슷한 상황을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업종과 비교해볼 수 있는데요.
의료 쪽을 보면 대개 대형 종합병원, 삼성병원이나 현대아산병원 등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형병원이 죽었느냐..그렇지 않습니다. 중소형병원들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이 전문화된 분야를 제공하는 것이
었습니다.
예를 들어 백혈병을 전문으로 한다든지, 암을 전문으로 한다든지 등 전문의료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증권업 또한 이와 비슷하게 각자가 전문화되고 특화된 서비스를 내세워야만 차별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일부 증권사들이 자신만의 전문적인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실제로 이러한 특화되고 차별화를 바탕으로 한 중소형증권사들의 경우 실적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어제 발표된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종금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기업금융에서 이익을 많이 내며
1분기 영업익 355억5천만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90% 넘는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또 1분기 실적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삼성증권이나 우리, 대우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0% 넘게 영업익은 30% 넘게 하락했는
데요.
반면 키움증권이나 현대증권의 경우는 같은기간 소폭 상승하거나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네. 실제로 국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운 곳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건데요.
앞서 해외에서는 이미 증권사들 저마다의 경쟁력을 확보해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틈새시장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는 곳도 많다고 하는데요. 해외는 어떤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비슷한 수익구조로 과당경쟁을 하는 국내 증권사들이 일찍이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을 거치며 대형화와 특화의 길을 걸어온 글로벌 증권사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찰스 스왑(Charles Schwab)의 경우 미국의 3대 온라인 브로커(online broker)이면서 자산관리(WM) 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이 회사는 펀드 슈퍼마켓을 기반으로 자산관리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며 수익구조를 차별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또 라자드 경우 대형 IB들이 취급하지 않는 중소기업 업무를, 코전트는 투자자문으로 경쟁력을 쌓았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1990년대 말 금융 빅뱅으로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던 증권사들이 피합병되거나 청산되며 대폭 정리됐습니다.
이후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갖춘 증권사들은 틈새시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며 사업구도를 형성했습니다.
다이와나 닛코 증권은 기존 단일 증권사 형태에서 지주사형태로 전환한 후 증권과 자산운용사 자회사간의 시너지를 냈고, 노무라증권은 고객니즈에 맞는 금융상품 출시와 안정적인 수익률로 고객 기반을 확대했습니다.
이마저도 어려운 증권사들은 도태되거나 대형사로 흡수합병됐고 특히 일본은 지역경제가 강해 지방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대형증권사들이 지방증권사를 인수하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증권사들은 리테일과 홀세일을 총망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증권사와 IB 특화 증권사, 자산관리(WM) 특화 증권사 등이 차별화전략을 통해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에서는 이미 저마다의 차별화 전략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인데요.
하지만 국내서는 글로벌 증권사들을 무조건 벤치마킹을 할수는 없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현재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처한 환경이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글로벌 증권사들과는 차이가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실제로 국내 금융업 자체가 규제산업으로 묶여 있는 만큼 비교적 규제가 완화돼있는 글로벌 시장보다는 좀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게 현실인데요.
증권사들이 앞으로 고객과 상품, 지역 등에 특화되는 특화·전문화 증권사로 변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지만요.
이에 앞서 정부의 장기적인 적극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금융시스템은 1~2년안에 해결될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로드맵이 있어야 하고 시장원리도 그에 맞게 작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입과 퇴출관련 규제 환경이 증권사들의 M&A나 기업분할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변화돼야 하고 또 그래야만 다수의 특화 전문화된 금융회사의 진입으로 경쟁이 촉진되고 다양한 틈새시장 발전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앵커>
위기에 빠진 증권사들, 앞으로 어려움 속에서 헤쳐나가야할 방법은 전문화와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같습니다.
신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