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부채 감소 계획을 국회에 보고하면서 적자노선인 공항철도 매각 계획을 고의로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은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철도발전소위원회 3차 회의에서 `경영개선 및 부채 감소 방안`을 보고했다.
소위 위원들이 자리에 배석하기 전 처음 놓였던 초안에는 공항철도 매각 계획이 포함돼 있었지만, 회의 시작 직전 다시 제공된 수정본에는 `공항철도`라는 단어가 삭제됐다.
공항철도 매각은 코레일이 떠안았던 적자노선을 다시 민간에 파는 것으로 소위에서 민영화 논란이 일 것이 우려되는 만큼 코레일이 숨긴 것으로 파악된다.
1조8천억원에 달하는 공항철도 매각 계획이 지워진 수정안에도 공항철도 단어만 삭제됐을 뿐 보유자산 총 매각액은 5조8천억원으로 초안과 동일하다.
공항철도는
현대건설이 2007년 민자로 건설해 민간업체가 운영하다가 코레일이 2009년 1조 2천억원에 인수했다.
코레일의 공항철도 인수에 따른 손익분석에 따르면 공항철도는 연간 250억원 규모 손실이 나 오는 2028년 이후에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표적인 적자노선이다.
공항철도 매각은 적자노선 민영화의 첫단추가 되는 만큼 논란이 일 전망이다.
코레일 자회사인 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가 코레일과 경쟁하게 되는 것은 코레일 내부 경쟁이지만, 공항철도가 민간에 넘어가면 코레일이 민간기업과 경쟁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코레일이 부산에서 인천공항까지
KTX 직통열차를 올 상반기에 운행을 시작하는 만큼 공항철도가 매각되면 코레일과 직접적인 경쟁체제가 되게 된다.
특히나 이러한 계획은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적자노선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과 상충돼 거짓논란도 예상된다.
최연혜 사장은 철도소위 하루전인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적자노선 매각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기존 적자노선은 반납을 고려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바로 다음날 적자노선인 공항철도 매각 계획을 국회에 보고하려다가 이를 다시 숨긴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항철도 매각이 확정이 안된 만큼 그런 표현이 나가면 오해를 살까봐 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공기업들이 다 자산매각하는 만큼 적정가격을 못받거나 안팔릴 수도 있어 매각할지 말지 언제 매각할지 등을 (코레일이) 고민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레일 관계자는 "국토부 및 기획재정부와의 최종 협의가 안됐다"며 "2월말경에 종합해서 발표할 때 그런 내용이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와 코레일의 해명대로 공항철도 매각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서 보고하지 않았다면 보유자산 총 매각 계획액도 4조원으로 수정됐어야 하는 만큼 5조8천억원으로 보고한 것은 허위보고가 된다.
코레일이 철도발전방안과 관련해 민감하고 중요한 내용을 철도소위에 일부러 숨겨서 보고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코레일의 공항철도 민영화 추진은 이미 지난해 국토부 국정감사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박기춘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의 `한국철도공사 경영효율화 종합대책안 협의` 문건을 공개하며 "국토부가 수서발 KTX 요금 인상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요금상한제 폐지 강행을 검토하고 적자노선과 코레일 공항철도의 민영화를 압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