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부실채권(NPL) 관리업체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 있습니다. NPL시장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금융권도 시장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1일 우리F&I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보는 줄잡아 10여개.
당초 20개가 넘을 것이라는 예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F&I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KB금융을 비롯한 금융지주와 대신증권, 국내외 사모펀드(PE) 등이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후보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지난 2001년 우리금융지주의 부실채권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우리F&I는 10년이 넘는 노하우를 무기로 매년 5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알짜기업`입니다.
NPL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암코도 내년에는 매물로 나올 전망입니다.
2009년 6개 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유암코는 은행 부실채권을 인수한 뒤 매각하는 방식으로 작년에만 1,300억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유암코는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매각이 불가피하지만 은행들은 아직 지분매각과 관련해 최종적인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리스회사로 출발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사업영역을 넓혀온 외환캐피탈은 최근 영업전환을 결정했습니다. 2년 연속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자 하나캐피탈과의 합병, 청산 등을 고려했지만 결국 NPL업체로 거듭나기로 한 것입니다. NPL회사로 변신하면 외환은행 뿐만아니라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의 부실채권을 전반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이 경우 유암코 주주인 하나은행의 행보에도 영향이 예상됩니다.
이처럼 NPL시장 진입이 늘어나는 것은 경기침체에 따라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부터 2년 연속 18조원대에 머물던 부실채권규모는 올해 연말에는 다시 22조원대로 불어날 전망입니다. 은행들은 부실채권비율을 연말까지 1.49%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상각을 하던가 매각을 해야하고 이같은 수요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다만 일시적 쏠림현상이 나타날 경우 NPL시장의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실적악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NPL시장이 현재는 호황이지만 경기회복에 대비해 적정가격을 산출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은행이 스스로 NPL관리에 나서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불황을 먹고 사는 NPL시장. 관련 업체들의 인기가 치솟는 가운데 은행권을 중심으로 노다지를 잡기 위한 시장진입이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최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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