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국회에 발목잡혀 입법화되지 못하고 있는 각종 경제 법안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정치권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정책실패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기 위한 사전 포석을 까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습니다.
김택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선 정부의 낙관적인 내년 성장률 전망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인터뷰>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
"이번 정부에 있어서도 오류가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경제 성장률을 과다하게 예측하고 장밋빛으로 낙관해서 국가 재정에 굉장히 부실을 가져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답변에 나선 현오석 부총리는 정부의 각종 경기활성화 대책만 제대로 실행되면 성장률 달성에 문제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인터뷰>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금 많은 경우에 투자 활성화나 상반기에 했던 많은 조치들이 결국 하반기나 내년에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한 전제는 의원님도 잘 알다시피 법이 통과되고 그런 노력을 또 해야 됩니다. 그런 바탕 하에서 3.9% 전망을 하게 됐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현 부총리의 이같은 답변은 국회가 경기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를 서둘러 달라는 무언의 압박이기도 합니다.
설사 법안 처리가 늦어지더라도 정부로선 나쁠게 없습니다.
성장률 전망이 빗나가더라도 그 책임을 정치권에 전가할 수 있는 포석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취득세 영구인하 적용 시기를 둘러싼 최근의 논란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8·28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두 달이 지났지만 취득세 영구 인하 적용시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정부는 국회 법통과 시점이 불확실하다며 소급적용 여부 등 정확한 적용 시기를 못박지 않고 있습니다.
법 통과가 늦어질수록 비난은 국회가 떠안게 돼 정부가 나서서 책임을 질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 발표만 믿고 주택구입에 나섰던 구매자들은 무책임한 정부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같은 행태가 자칫 정책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좀더 책임감 있게 정책 운용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택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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