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경제TV는 수익성 악화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증권사들의 새 돌파구를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맥쿼리증권의 러스 그레고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외국계 증권사가 바라보는 한국 금융투자산업의 현주소는 어떨까요?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러스 그레고리 맥쿼리증권 대표는 한국 금융투자산업에 대해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현 주소에 큰 점수는 줄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러스 그레고리 맥쿼리증권 대표
"세계은행이 발표한 한국 금융시장의 경쟁력은 세계 71위에 그쳤다. 한국으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이유 중 하나는 복잡한 규제와 외국인 자금이 쉽게 오갈 수 없다는 점이다. 외국인 입장으로 보자면 한국 금융시장은 격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한국의 금융경쟁력은 144개국 중 71위, 자율성은 무려 114위였습니다.
한국의 경제규모(GDP, 15위)와 국가경쟁력(19위) 순위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지는 순위입니다.
그레고리 대표는 특히 파생상품시장을 예로 들며 한국 금융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금융당국의 규제를 꼽았습니다.
<인터뷰> 러스 그레고리 맥쿼리증권 대표
"규제와 시장의 성장 속도는 직접적으로 연관돼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적은 규제라고 본다. 아쉽게도 ELW 시장은 규제로 침체된 시장의 대표적인 예가 됐다. 물론 시장을 뒤 흔든 이슈가 있었고, 그에 따라 금융당국이 (스캘핑 같은) 단기 매매기법을 강력히 규제한 것. 하지만 시장 전체를 닫아 버리기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균형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ELW 강자였던 맥쿼리증권은 현재 신규 발행은 중단한 채 투자자 교육과 기존 운용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레고리 대표는 "불투명하고 일관성 없는 규제가 금융투자업계 혼란을 야기시킬 뿐 아니라, 점점 외사들의 한국 진출도 주저하게 만들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한편, 그레고리 대표는 다변화된 수익구조, 리스크 관리 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국내 금융사들의 자구적인 노력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러스 그레고리 맥쿼리증권 대표
"한국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문제점은 사업 비중을 특정 분야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로커리지 수익만 좇아 상품을 파는 것에만 집중할 뿐 개발이 따라와주지 않는다. 맥쿼리는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자산운용에 집중하고 있으며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을 자랑한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으로 해외 진출을 꼽지만, 현지시장에 대한 학습과 이해가 부족한 편"이라며, 로컬 기업과의 조인트 벤처 필요성과 현지 스태프의 역할을 조언했습니다.
또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변화보다 창의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더 이상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인터뷰> 러스 그레고리 맥쿼리증권 대표
"한국 금융시장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계속 추진할 필요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에 걸맞는 변화도 절실하다. `립 서비스` 수준에 그친다면 글로벌 시장내 한국의 신뢰도와 명성에 흠이 갈 뿐이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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