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TX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지연이 동양사태를 증폭시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양증권이 STX그룹 계열사 회사채 판매를 늘리면서 수익을 챙기는 사이 채권단은 회사채 투자자들을 설득해 고통분담에 나서면서 결과적으로 불완전판매가 가능한 시간만 벌어줬다는 설명입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STX팬오션과 (주)STX 채권단은 지난 여름 자율협약을 결정하며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그룹 계열사 회사채에 투자한 비협약채권자 처리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고수익을 노린 투자자에게 은행 자금을 지원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채권단은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지급이자를 깎고 원금상환도 유예하는 고통분담을 요구해 어렵사리 구조조정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동양증권이 STX 계열사 회사채를 대규모로 판매하는 사이 동양사태는 오히려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1년 1,000억원에 불과했던 STX 회사채 판매액은 2012년에는 1년 전에 비해 16배까지 급증했습니다. 채권단 자율협약이 결정된 올해에도 1조원 가까운 판매고를 보였습니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35~45% 수준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동양증권 특별검사와 피해사례 접수과정에서 불완전판매로 의심되는 사례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동양증권이 판매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대량의 회사채를 판매한 것이 결과적으로 신속한 STX구조조정을 막았고 그 사이 계열사 CP와 회사채를 추가로 팔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던 셈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STX와 동양그룹을 동시에 구조조정 하는 것이 맞는 결정"이었다면서 "STX 구조조정 결정이 지연되면서 동양사태가 더욱 커지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국이나 채권단 모두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끄려다 정작 큰 불은 보지 못했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되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더욱 아쉬운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최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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