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동안 어려웠던 조선업계가 바닥을 찍고 회복에 돌입할 수 있을까요. 조선업황이 저점을 찍고 이제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 이런 시각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먼저 리포트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자리포트>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빼면 수주목표를 채우지 못했던 조선 빅3가 올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38억달러 수주가 목표입니다. 3분기까지 195억9천만달러를 수주해 목표량의 83%를 채웠습니다.
앞으로 연말까지 플랜트 부문에서 계약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이전에 선사가 발주했던 것과 같은 선박을 다시 수주하기로 한 옵션계약도 4분기에 이뤄질 전망입니다.
올해 목표를 130억달러로 잡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수주액 1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삼성중공업은 90%, 대우조선해양은 77%까지 목표 수주량을 채웠습니다. 조선 3사 관계자들은 모두 올해 수주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조선사들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선가가 더이상 떨어지지 않는 것도 조선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꾸준히 떨어진 선가는 올해 3월 이후 중형 탱커와 케이프사이즈 벌커, 대형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126선을 유지하고 있는 클락슨 신조 선가지수는 올해 8월 기준 129선을 회복했습니다.
대형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가 올해 수주목표는 물론 연매출까지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산업팀 신인규 기자 자리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조선은 우리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문인데 그동안 참 많이 어려웠지요?
<기자>
네. 세계 경기와 가장 민감하게 연동되는 부문 중 하나인 조선은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의 잇단 금융위기 때문에 최근 5년간 내리막길을 걸어왔습니다.
세계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무역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자연히 새로운 선박을 발주하는 물량도 줄어들면서 조선업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은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 조선기업의 수주량의 80%를 차지했던 유럽의 경기가 어려워지고, 선박금융을 통해 새로 선박을 만들기가 점점 힘들어진 영향이 컸습니다.
클락슨 신조 선가지수라는 것이 있는데요.
1988년 1월의 선가를 100으로 두고 새로 만들어지는 선박의 가격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수인데, 이 지수를 살펴보면 리먼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인 2008년 8월 190선까지 올라갔다가 그 이후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120포인트 후반대로 추락한 모습인데요.
지난해는 우리 조선기업들이 대부분 수주목표도 다 못채울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앵커>
아까 리포트를 보면 올해 조선 업황이 바닥을 찍고 조선 빅3의 올해 수주도 좋다는 이야기인데, 조선 빅3 외에 다른 기업들은 어떻습니까. 대형 조선사들만 좋다면 업황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아닙니까?
<기자>
물론 가장 뚜렷한 흐름은 조선 빅3에서 나타나는게 사실이지만, 빅3 외 중견 조선사 가운데 하나인 성동조선해양을 보면 추석부터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그렇다고 올해 국내 모든 조선사가 다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기는 합니다. STX조선해양 같이 아예 올해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참고로 STX조선해양은 3분기까지 38척, 11억2천7백만달러 규모의 수주를 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80척 43억3천억달러의 규모의 수주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건 지난해에는 STX OSV가 매각되기 전이라 OSV 수주 실적이 잡혀 올해 수주실적과 차이가 있어 보이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그동안 STX 그룹 리스크가 있어서, 업황 문제가 아니라 법정관리와 같은 내부 사정 때문에 또 어려운 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조선사들의 실적을 하나하나 보는 것 뿐 아니라 조선 시황이 해운 시황과 맞물려 간다는 점을 생각했을때, 해운 시황을 보면 업황이 살아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벌크선 운임지수 BDI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세계 해운의 80%는 벌크선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 벌크선의 운임 지수가 높아지면 그만큼 물동량이 많고 경기가 좋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이 BDI지수가 지난 9월 중순을 넘어가면서 2년만에 2천선을 돌파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해운 시황을 분석하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측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고병욱 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
건화물 운임 지표인 BDI가 9월 25일 2년만에 최고치인 2100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의 철광석 물동량이 견조한 흐름을 보인 것이 요인입니다.
올해 상반기 전반적으로 시황이 저점을 확인했고 지금은 개선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특히 8월, 9월에 케이프 시장이 활황을 보인 것은 원거리항로인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 물동량이 시장에 유입된 것이 주 요인입니다.
올해 4분기 양호한 실적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물동량 공급에 비해 선박 공급이 많아 본격적인 시황 회복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내년 1분기는 남반구 기상재해도 예견돼 운임 하강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내년 1분기 이후 지금과 같은 시황을 보여주면 기업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점을 확인한 것은 공감대가 형성된 사실인 듯 합니다.
<앵커>
요약하면 해운도 살아나고 있다...그렇다면 바닥론에 대한 불확실성, 그러니까 더 깊은 바닥이 있을지 모른다는 그런 우려는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물론 BDI가 전체 해운 시황을 모두 나타내는 지표는 아닙니다.
그러나 흐름 자체가 긍정적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에서 추가적인 경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고요.
특히 앞으로 2015년까지 미국이 액화천연가스, LPG 수출량을 연간 10만t가량 늘릴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이 LPG 생산량 증가와 운송기간 단축이 아시아국가들의 미국산 LPG 수요를 높일 것이고 그렇게 되면 LPG선박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전체 조선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봤을 때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위한 동력, 이런 것은 없을까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우리 조선사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일감을 수주하는데, 이 유럽 지역의 경기 회복이 바닥을 찍은 해운과 조선 경기가 얼마만큼 올라갈지 관건이라는 분석입니다.
다시 말하면 유럽 경제 회복이 곧 조선업계 호황과 직결된다고 하겠습니다. 인터뷰 살펴보겠습니다.
<인터뷰> 황진회 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
중국 철광석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체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요증가는 해운시장, 케이프 사이즈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성장에 의해서 경기가 좋아지는 모습인데 해운 전체적으로 좋아지려고 한다면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중국 유럽이 동시 성장해야 합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 우려되는데 올해 7,8월 들어 좋아지는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매관리자지수가 7월에 50.5, 8월에 51.7 이렇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이 지속돼 하반기에도 안정적으로 회복세가 나타난다면,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증권가에서도 조선주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하는데요.
<기자>
네. 특히 어려웠던 동안에 조선 빅3를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한 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올해 우리 기업들의 주요 수주 내용을 살펴보면, 단순 선박에서 해양플랜트로 넘어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선박의 경우에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거나 연비가 높은 에코쉽 개발, 이런식의 노력을 계속 해왔습니다.
우리 조선업이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에서 얼마나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는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데요.
우리 조선업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이제 중국인데, 이 수주량을 보면 선박 척수는 몰라도 전체 수주금액에서는 중국에 한번도 뒤진 적이 없습니다. 대형 선박, 비싼 선박을 많이 수주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시황이 본격적으로 회복이 된다면,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계속해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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