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지표와 세계경제
BS투자증권 홍순표> 최근 미국 경제지표들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특징적인 점은 주택시장 관련 지표들이 예상치보다 다소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에 공개된 8월 주택 착공건수도 당초 예상했던 91만 7,000건에 미치지 못한 89만 1,000건으로 발표되었고 8월 건축허가건수도 예상치 대비 0.4% 밑돌고 전월 대비 3.8%나 감소한 결과를 공개했다.
간밤에 7월 연방주택금융청, 즉 FHFA의 주택가격지수나 S&P 케이스 쉴러 주택가격지수가 공개됐는데 이 지표들도 최근 미국 주택 관련 경기에 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지난 7월 FHFA 주택가격지수는 206.4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전반적으로 5개월 연속 200포인트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에 장기적으로 바닥을 다진 이후에 작년부터 우상향하면서 미국 주택가격 회복세가 추세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을 충분히 가능하게 해주는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전월 대비로도 1.0% 7월에 상승하면서 전월치인 +0.7%를 0.3%포인트 상회했고 전년 동월비 기준으로 8.6% 상승하면서 7개월 만에 8%대로 올라서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FHFA를 통해서 본 미국의 주택가격은 상승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20개 미국의 대도시 주택가격을 집계한 케이스 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상이한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7월 케이스 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비 12.4% 상승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12.0%를 상회한 수치다.
작년 6월부터 플러스 상승률을 15개월째 이어가고 있고 특히 올해 4월부터 4개월째 12%대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5월 이후에 계속 정체되는 추이를 나타내면서 최근 미국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상승탄력이 다소 둔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케이스 쉴러 주택가격지수, 미국 대도시의 주택가격의 둔화 양상은 미국 가계의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그널이다.
주식과 함께 미국 가계의 자산효과를 결정하는 주택 가격의 상승이 둔화됨에 따라서 간밤 공개된 9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도 79.7포인트를 기록하면서 당초 예상했던 80포인트, 그리고 전월치인 81.5포인트를 하회하는 결과를 공개하는 데 그쳤다. 따라서 소비를 비롯한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센티먼트의 개선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미국 주택시장의 추가적인 개선 여부가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모기지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6월 이후부터 미국의 주택 관련 지표들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즉 개선의 흐름이 다소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흐름들은 당분간 조금 더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분간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두 가지에 근거한다. 우선 미국 주택시장 회복이 상당 부분 이루어졌다는 인식에서 비롯될 수 있다. 지난 2009년 3월, 2010년 12월, 작년 9월 세 차례에 걸쳐서 단행된 양적 완화 정책, 그리고 2015년까지 지속될 저금리 기조를 기반으로 해서 미국 주택시장은 지난 2011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반영하면서 기존주택 가격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본다면 주택가격은 이미 저점 대비 40% 가까이 상승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 주택가격의 레벨을 보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6년 7월에 비해 불과 8% 정도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현재 미국 주택가격은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은 구간에 진입했을 수 있고 이런 부분은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에 둔화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해준다.
당분간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는 두 번째 이유는 모기지 금리 급등에 따른 주택구매여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는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작년 말 3.3%대에 머물렀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연준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인해서 현재 4.5% 수준까지 크게 상승한 상황이다.
이런 모기지 금리의 상승으로 인해 주택구매여력지수는 2010년 이후 현재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해 있는 상황이고 양적 완화 축소시기와 관련해서 앞으로도 모기지 금리가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절대적인 수준이 높아져있고 향후에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경기 측면에서 본다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미국의 주택구매여력의 개선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다. 이와 같은 두 가지 요인들을 고려한다면 주택시장의 회복 정도는 슬로우해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