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대형증권사들은 기업대출 업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부담스런 규제와 침체된 자본시장의 상황을 감안할 때,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앞으로 대형증권사들은 거래 대상이나 기간에 상관없이 일상적인 기업대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M&A 관련 인수금융에서만 1년 미만의 단기대출만 가능했던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커다란 기회가 생긴 셈입니다.
하지만 정작 증권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인터뷰> 대형증권사 관계자
"지금 기업대출 가능한 대형증권사들은 다들 TF 만들어서 비지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돈이 되기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에 서로 눈치보면서 상대 증권사가 어떻게 하나 보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영업용순자본비율, NCR 규제입니다.
위험자산 대비 영업용순자본을 나타내는 NCR 150%를 맞춰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정작 대출을 해줄 여력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업계에서는 NCR 150%를 유지할 경우, 5대 대형증권사가 대출해 줄 수 있는 돈이 3조원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증권사 기업대출이 사실상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금융당국도 NCR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은행에 비해 높은 자금조달 비용과 자본시장의 침체도 넘어야 할 산입니다.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M&A 같이 수익성이 높은데 투자해야 하는데, 자본시장 침체로 수요가 사라졌다는 점이 고민입니다.
또 높은 대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과 경험을 갖추는 일도 증권사들에게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때문에 증권사들의 기업대출이 수익을 내고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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