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들의 소득여건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가계 부채상환(디레버리징)이 소비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견해가 나왔습니다.
황상필 한국은행 조사국 팀장과 정원석 조사역은 12일 가계수지 적자가구의 경제행태 분석을 주제로 BOK경제리뷰를 발표하고, 최근 전체가구와 적자가구의 가계수지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계수지 개선은 우리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가구의 가처분 소득대비 가계소득에서 지출을 뺀 가계수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4.1%로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감소하다가 2011년 23.3%, 2012년 25.9%로 다시 개선됐습니다.
한국은행은 가계수지가 특히 지난 2012년 중 상당히 개선됐는데 이는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평균소비성향이 낮아진 모습을 보인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함께 부동산 담보대출 상환을 비롯해 최근 소득대비 부채상환 비율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1분기 금융부채 잔액은 1천157조1천억원으로 전분기 1천158조8천억원에서 1조7천억원 감소했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 민간소비 증감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밑도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계수지가 개선되면서 소비여력이 생기고, 세계경기 회복이 소비심리 개선을 가져와 앞으로 성장률과 민간소비 증감률이 비슷한 수준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5년에서 2007년사이 평균 4.8% 수준으로 경제성장률과 같았던 민간소비증감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여건 악화와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해마다 경제성장률을 밑돌았습니다.
한편 60세 이상 고령층 적자가구의 대부분이 저소득층에 집중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60세 이상 고령층 가구주인 적자가구의 80% 정도가 소득하위 20%에 포함됐습니다.
적자가구는 자동차구입과 교통, 교육에 대한 지출비중이 높은 반면, 흑자가구는 식료품과 음료, 의류, 통신, 음식, 기타상품과 서비스의 지출비중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교통의 경우 자동차 구입과 유지에 관련된 소비가 흑자가구에 비해 크게 나타났는데, 이는 생계유지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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