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속되는 비리 연루로 국세청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지하경제 양성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국세청의 세수확보 당위성에도 금이 갔다는 평가입니다. 신선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 들어 각종 세무조사에 고삐를 죄던 국세청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이 뇌물수수로 구속되며 국세청의 신뢰가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 전 차장은 CJ그룹으로부터 세무 조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미화 30만 달러(3억 3천만원)와 수천만원 짜리 명품시계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에 앞서 올해 4월에는 국세청 조사국 한 팀 소속 전원이 세무조사 대상 업체들로부터 3억여원의 뇌물을 받아 큰 충격을 준 적도 있습니다.
청장부터 일선 직원까지 부정과 비리에 연루되며 국세청의 비리에는 상하가 따로 없다는 비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부기관장 가운데 가장 감옥에 많이 간 기관장도 국세청장입니다.
역대 국세청장 19명중 불법 대선자금 모집, 탈세를 눈감아주거나 세무조사를 무마하는 등의 대가로 뇌물을 챙기다 불명예 퇴진하는 사례도 8명에 달합니다.
과세권과 세무조사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보니 다른 권력기관보다 유난히 불미스런 사건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에 김덕중 현 국세청장은 세무조사 감찰 TF를 만들고 세무 비리에 한 번이라도 연루되면 조사 업무에서 영구 배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입니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내건 만큼, 검은 돈을 추적하는 국세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지금 상황에선 납세자의 의욕마저 꺾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국세청의 신뢰회복을 위해 우선 국세청장의 독립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조세전문가
“돈을 다루는 직업인데다 정치하고 너무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습니다. 따라서 임기제가 필요합니다. 임명되면 2~3년 동안 정권의 눈치 보지 않고, 책임지고 할 수 있게..."
또한 여러 경로를 통해 불어오는 정치권의 외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부 승진이 아닌 법조계 등 외부인사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외에도 국세청 스스로 권력기관화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견제장치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