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4 대입 수능 D-Day가 100일 대 초반까지 다가왔다. 고 3 수험생이나, 학부모나 마음이 바빠질 시기다. 그러나 대학 1학기를 마치고, 반수를 고민하는 학생들이나, 올 초부터 재수 준비를 해 온 재수생들의 마음은 더 할 것이다.
지속적인 불경기 속에 재수를 한다는 것이, 부모님께 부담을 드린 것은 아닐지, 올 해부터 바뀐 입시제도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이 보다 무겁게 다가올 시기다. 또한 무더위로 인해, 나태해질 수도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마음이 복잡하고, 무거울수록, 나는 어떤 재수생활을 하고 있었는지, 한 번쯤 과거를 간단히 둘러보고, 마음을 다잡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먼저 재수를 마음먹고, 처음 끼웠을 단추부터 시작해보자. 재수생들은 자신이 재수학원을 어떤 기준, 어떤 마음으로 선택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재수생 중 재수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의 상당수는 학원이 나를 원하는 대학의 합격의 문으로 끌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서울대, 연고대를 갈만한 학생들이 많이 모집되는 대형학원일수록, 그 곳에만 가면 나도, 내 자식도 그렇게 되겠지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는 실로 위험한 생각이다.
1, 2등급이 모여서 공부를 하는 곳은, 상위권 학생들을 위주로, 커리큘럼이 진행된다. 성적이 우수하지 못한 학생들은 진도를 따라갈 수 없을 뿐더러, 한 반 정원이 60~70명이라 질문조차 쉽지 않다. 또한 기본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아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라, 대형학원에서는 기초적인 토대나, 학습 방법 등은 배우기가 힘들다.
결국 대형학원 브랜드만 믿고, 학원을 선택한 중위권, 혹은 중하위권 학생들은 스스로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성적이 중하위권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기초 공부와 올바른 학습 태도를 형성해 주고, 질문하기 좋은 25~30명 내외의 소수정예 학원으로 옮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두 번째 단추, 자신의 재수학원 생활 태도, 학습에 임하는 자세가 얼마나 절실한지, 또한 재수학원은 얼마나 자신을 진정성 있게 대해 왔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수업 시간이나 자습 시간에 졸았을 때, 담당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깨웠는지,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을 때 왁자지껄 한 시장처럼 되어버리는 경우가 흔한지, 공휴일에도 평상 시처럼 등원하여, 자율학습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담당 지도교사들은 얼마나 자주 학습 태도 점검을 하는지, 학생들의 부모님들은 학원에서 얼마나 세심한 정보 등을 전달받고 있는가를 말이다.
세 번째 단추, 당신의 수업 시간에서 EBS 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몇 %인가? 비단 재수생뿐만 아니라, 모든 수험생에게 잘 알려진 바대로, 현 수능의 EBS 연계 출제 비율은 70% 정도이다. 3/4에 달하는 매우 높은 수치다. 그러나 특이하게, EBS 교재로 100% 수업을 진행하는 학원은 별로 없다. 이들은 자신들이 어려운 30%를 알려준다고 한다. 그럼 당신은 아마도 더 비중이 높은 70%의 EBS 교재를 공부하기 위해, 당신의 자율학습 시간 대부분을 소진할 것이다.
그나마 그 안에 해결되면 다행이나, 4~5등급 이하 학생들은 그마저 벅찰지도 모른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수업 시간에 공부하고, 자율 학습 시간에는 부족한 부분이나 나머지 30%를 공부하는 것이 당연할 터인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EBS 교재는 해마다 바뀌게 되므로, 선생들 역시 수업을 위해서는, 스스로가 재수생이 된 것 마냥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담당 선생이 스스로 만든 교재는 매해 사용할 수가 있고, 긴 시간을 통해, 모두 익숙해진 것들이므로, 별다른 준비가 필요 없다. 당신의 학원은 선생들 위주인가, 학생들 위주인가? 당신은 자율학습 시간에 수업 시간에 알려주지 않는 EBS 교재를 혼자 공부해야 하는가,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다른 부분을 정리할 수 있는가? 이는 당락을 결정할지도 모를 매우 중요한 요소다.
재수학원 역시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이다. 그 곳의 아이들은 모두가 가기 싫어할만한 특수한 환경 속에 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미래를 위해, 현재를 바친다. 어떤 교육 기관이나 단체도 마찬가지이지만, 재수학원 역시, 교육과 사업의 경계에 서 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하는 앳된 아이들에게 ‘교육’이 제공할 것은 더 열심히 해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학원 선생님은 교육자인가?, 혹은 당신의 선생님은 교육자인가?’ 라고, 재수생에게 묻는다면 그들은 어떻게 대답을 할까? 필자의 생각은 단순하다.
‘아이들이 학습에 쏟는 만큼, 아이들에게 정성을 쏟고 있는가?, 자신들의 편리함보다 아이들의 학습 성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가?’ 그렇다면 그 재수학원의 선생님들은 교육자일 것이다.
최근 교육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는 교대역 인근에 강남정일학원이란 곳이 있다. 이 곳에서 쉬는 시간에 촬영한 동영상으로 이 기사를 맺고자 한다. 쉬는 시간조차 이런 조용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이 곳의 선생과 학생들은 얼마나 노력했을까? 당신의 재수생활은 이와 비슷한가, 다른가?
<다음 동영상은 현재 300명의 재수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강남정일학원의 실제 쉬는 시간 모습이며, 아무런 연출 없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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