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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내년 QE 종료 시사‥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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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이슈진단

한국경제신문 유창재> 미국중앙은행 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18~19일 이틀 동안 개최했다. 회의 직후 벤 버냉키 의장이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했다. 일단 회의 후에 배포된 공식 성명서 내용부터 살펴봐야 한다. Fed는 성명서에서 고용시장 상황이 최근 수 개월 동안 추가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또 지난 가을부터 경제와 고용시장의 하방 위험성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Fed는 이와 별도로 내놓은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내년도 미국경제가 3%에서 3.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9%에서 3.4%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던 지난 3월 전망치에 비해 개선된 수치다. 버냉키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미국경제가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에 채권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해 내년 하반기에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이 대략적으로나마 출구전략의 시간표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버냉키 의장은 어디까지나 경제상황이 Fed의 예상대로 개선될 경우에 한해서만 출구전략을 시작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또 채권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더라도 향후 경제상황에 따라서는 다시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투자자들에게 Fed의 경기부양 의지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월가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출구전략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포석을 깐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버냉키 의장이 내년도 중반 양적완화를 종료하는 시점에 실업률이 7%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한 대목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해 9월에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실업률이 상당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채권매입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었다. 이 상당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그 기준을 실업률 7%로 제시했다는 점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점이다. 지난 5월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7.6%를 기록하고 있고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고 Fed는 보고 있다.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늘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크게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버냉키 의장이 더 구체적으로 출구전략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06.04포인트, 즉 1.35%나 떨어졌고 S&P500지수도 1.39% 크게 하락했다.

채권시장도 요동을 쳤다. Fed가 그동안 매달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850억 달러씩 사들여왔는데 연내에 매입규모가 줄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채권 가격 하락속도도 빨라진 셈이다. 이날 미국국채 10년물의 금리가 2.308%로 올라 작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FOMC 회의가 열리기 전에 비해서는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해 불확실성이 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2일부터였는데 버냉키 의장이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경제가 계속 회복세를 이어갈 경우 향후 수 차례 FOMC 회의에서 채권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 뒤 주식과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언제, 얼마나 빠르게 속도조절에 나설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이번 회의와 기자회견을 통해 버냉키 의장이 어느 정도 시간표를 제시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다소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부분이 있다. 출구전략의 시작이 9월이 될지, 12월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버냉키 의장이 FOMC 회의가 끝날 때마다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올해는 9월과 12월 회의에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다. 출구전략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정확한 의미를 직접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기자회견이 있는 9월과 12월 FOMC 중에서 출구전략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시장에서는 출구전략의 시작이 9월이 될 것이냐, 12월이 될 것이냐를 놓고 논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12월에 출구전략이 시작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번과는 다르게 두 가지 메시지를 줬다. 하나는 올해 말부터 양적완화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표현이었고 또 하나는 양적완화의 중단은 내년 중반부터일 것이라는 메시지다. 물론 전제조건은 고용사건의 변화에 따르는 것이나 지난번과 다르게 논의가 아닌 구체적인 시간표를 시장에 전달했다. 그렇기 때문에 무질서할 수 있었던 양적완화에 대한 해석에 대해 시장이 잣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줄이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시장을 주식시장과 채권, 외환시장으로 나눠서 보자. 어제 미국시장에서 잘 보여줬다. 달러가 강세로 방향이 설정되어 있고 금리도 올랐으며 주가는 하락했다. 연준에서 이야기하는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여건이 더 중요하다. 경제여건이 예상보다 회복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선진국 시장은 속도조절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즉 펀더멘탈이 얼마나 양적완화를 커버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는 가격변수들의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증시나 동남아 증시 등 이머징 마켓은 한 차례 더 변동성이 수반될 수 있다. 다만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거나 예상됐던 부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고 일정한 스케쥴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혼돈 양상이나 변동성 양상은 지난 5월 22일과 최근까지보다는 상당히 축소될 수 있다.

다만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완화됐다는 측면만 가지고 곧바로 주가가 반등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는 동남아 시장의 여러 변수, 예를 들면 중국의 성장률이 많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이번 양적완화의 구체적인 스케쥴이 나오게 되면 동남아 주식, 자산에 대한 고평가 인식도 확산될 수 있으며 선진국의 달러통화 강세 압력이 강해지면 이머징 마켓의 자금 이탈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환율이 많이 움직일 수 있어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 속도도 계속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불확실성과 선반영이라는 인식 자체가 하방 경직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하락은 할 수 있지만 하락폭은 속도 조절되는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국의 PBR 기준 대략 1.0배를 약간 밑도는 0.98배 수준으로 경험적인 저점이다. 하지만 이번 연준의 조치 자체가 암묵적으로 보면 연준의 통화정책이 변경될 수 있을 것을 시사했기 때문에 수반될 수 있는 자금의 이탈 등을 감안하면 0.98배라는 펀더멘탈 변수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지지선이 확보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들은 환율변동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고 현재 환율로 봐서는 오늘만 해도 10원 정도의 상승을 예상해볼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는 불가피할 것이다.

국내 상황을 보면 아직 실적시즌과 프리 어닝시즌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고 중국도 어제 HSBC에서 성장률을 낮춘 것처럼 불안의식이 있어 기관들의 매수세가 상당히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6월 말과 7월 초에 있을 ISM 제조업지수나 고용지표 시기까지가 매크로에 대한 관찰 시점이다. 주식의 하방 경계성은 갖되 추가적으로 조정 압력이 발생할 수 있는 외국인 매도 등이 시장의 조정을 이끌 것이다.

전제조건은 달았지만 실제 통화정책에 대한 기본 스탠스가 변경된다고 명백히 한 측면이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과 다른 방향성이 자산시장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유동성으로 주식이 올랐다면 이제 펀더멘탈로 주식이 올라야 되는 시기로 이전되어야 한다.

현재 펀더멘탈은 국내적으로 보면 미국과는 다르게 상당히 열위에 있어 부담이 된다. 투자자들은 이런 부분들에 신경을 써야 한다. 프리 어닝시즌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고 7월 중반까지도 실적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시장대응보다는 낙폭에 따른 반등 포인트 찾기나 철저히 실적이 수반되는 종목으로의 압축된 매매패턴을 통해 시장에 대한 리스크도 관리하면서 종목에 대한 수익률은 짧게 전개할 수밖에 없는 대응을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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