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발표된 대기업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유통기업들이 대거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유통기업들의 동반성장 방식, 무엇이 문제인지 신인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5월에 이어 두 번째 발표된 대기업 동반성장지수에서 2년 연속 최하등급인 `개선`판정을 받은 기업은 73개 기업 가운데 홈플러스 하나였습니다.
홈플러스를 비롯해 코오롱글로벌과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 CJ오쇼핑, KCC, LS산전, STX중공업의 8곳이 개선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유통기업.
동반성장지수 성적표를 받은 10개 유통기업 중 롯데마트만 유일하게 양호 등급을 받았을 뿐 나머지는 모두 중간에 못 미치는 성적입니다.
지난해 우수등급을 받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포스코를 비롯해 삼성SDS와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SK텔레콤, SK C&C의 9개 기업이 우수 평가를 받은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번 동반성장지수 공개에서 유통기업들이 대체로 나쁜 평가를 받은 것은 이들 기업이 상대적으로 갑을관계가 강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대기업이 얼마만큼 동반성장을 실천하고 있느냐를 나타내는 동반성장지수는 동반성장위원회의 협력사 체감도 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이행실적을 합해 평가합니다.
실제로 유통업종 1차협력사들은 동반위가 실시한 체감도 조사에서 `진정성있는 협력관계와 관심, 인격적 대우를 바란다`는 응답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소기업계는 중소 제조기업에 떠넘겼던 판촉비와 인건비를 유통대기업이 다시 부담하는 대신 반품을 어렵게 했던 것처럼,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진행한 동반성장 방식이 역풍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중소기업계 관계자
"유통 대기업들이 상생 마인드 부족한 부분이 있어요. 시대는 상생 협력 쪽으로 가고 있는데, (유통대기업들이 중소제조기업을 상대로) 부당 감액 한다던지, 반품 한다던지..이런 게 어제 오늘 나온 문제가 아니에요."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은 "앞으로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을 109개로 늘리고, 이 가운데는 대기업의 1차 협력사도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수와 양호 평가를 받은 기업에게는 하도급분야 직권·서면실태조사를 면제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반면 낮은 평가를 받은 기업들에게는 별다른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동반성장지수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유통업계의 동반성장에 대한 허점이 노출된 만큼, 이들 기업에 대한 대외 신인도와 이미지 하락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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