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크라운제과가 운영해 왔던 제과점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았습니다.
매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과점 사업을 접기 위해 대리점주들에게 고통을 전가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또 다른 갑의 횡포 사례로 꼽힙니다.
보도에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한 때 동네 골목 어귀마다 자리잡았던 크라운베이커리.
이제는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매장 수가 줄었습니다.
점주들은 크라운베이커리 몰락 이유를 크라운제과 때문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인터뷰> 유제만 크라운베이커리 점주 협의회
"빵집이 무슨 9급 공무원입니까? 주 5일 근무하게 되면서 매출도 떨어지고 이렇게 되면서 가맹점 이탈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 때 800개 까지 갔던 크라운베이커리 매장 수는 190개로 크게 줄었습니다.
매출은 1천억원 대에서 300억원까지 급감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크라운제과가 제과점 사업 철수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유제만 크라운베이커리 점주 협의회
"수도권 담당 소장이 돌아다니면서 사장님 폐점하세요. 회사 곧 문 닫습니다. 폐점하세요"
제과점 사업을 접기 위해서 대리점주들에게 자연스럽게 폐점을 권유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제대로 장사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용절감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
크라운베이커리 주문 시스템은 점주들이 이틀 전에 주문해야 배달되는 시스템입니다.
제대로된 수요 파악이 불가능해 가게 진열대에는 항상 빵이 부족합니다.
심지어 소비자들이 빵을 많이 구매하는 주말에는 배송비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배달조차 안해줍니다.
제휴카드나 포인트 적립은 이미 예전에 중단됐습니다.
회사측은 매년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만큼 이런 시스템 도입이 당연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크라운제과 관계자
"점주님들 얘기는 지금 이렇게 새로 바뀐 시스템이 불공정하다. 갑의 횡포다. 일방적인 통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과거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은 크라운베이커리가 매년 50억 원 넘는 적자를 계속해서 부담해야한다는 거다"
제빵업계 관계자들은 크라운제과의 현재 상황에 대해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변화를 거부하고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시스템을 고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제빵업계 관계자
"약간 기존것을 답습했죠. (크라운베이커리)는 약간 올드한 느낌으로 영업을하고, 가맹점들의 판매나 매출이 감소하는데 본부가 연구개발이나 마케팅을 안하고 더디게 한거죠"
한 때 국내 제과점시장 1위 업체에서 이제는 존폐위기까지 몰린 크라운베이커리.
기업 정신인 감동경영이 무색할 정도로 가맹 본사와 대리점주 사이의 불통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여기에 적자로 허덕이는 사업을 접기 위해 가맹점주들에게 자연폐업을 유도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어 제2의 남양유업 사태로 번지는 건 아닌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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