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애플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월가 반응은 냉담합니다.
순익이 10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데다 3분기 암울한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전 세계 IT업계를 주도해온 애플의 성장신화는 멈췄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오상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애플의 성장신화는 멈췄다"
애플의 2분기(1월~3월) 실적 발표 후 월가의 반응입니다.
故스티브잡스 지휘 아래 성장가도를 달렸던 애플의 순이익이 두 자리수 비율로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116억달러·주당 순익 12.30달러) 18% 급감한 95억달러(주당 순익 10.0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423억달러)를 웃돈 것은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391억달러)보다 11% 증가한 436억달러를 기록해 외적 성장을 이어갔지만 순이익이 급감해 질적 성장면에서는 후퇴했다는 평가입니다.
이처럼 매출과 순익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데는 고가 전략폰인 `아이폰5`의 판매는 부진한 반면 가격이 하락한 구형 아이폰 판매량이 늘어난데다 주요 시장 지배력을 잃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캐빈 버든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모빌리티부문장
"판매된 제품 가운데 거의 절반은 구형모델 아이폰4S라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분명히 아이폰4S는 아이폰5와 같은 가격에 판매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익성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전 분기 대비 미국(-31%)과 유럽(-21%), 일본(-29%) 등 주요 시장에서의 매출액이 급감했고 유일하게 중국에서만 20% 상승했습니다.
애플이 최근 중국, 인도 등에서 가격을 내리며 신흥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이는 주요 시장 매출 감소와 함께 이익만 떨어뜨리는 역효과만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불투명한 미래를 암시했습니다.
애플은 3분기 매출이 335억달러에서 355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 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익 마진도 36~37%를 기대한다고 발표해 38~39%를 예상했던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암울한 전망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 가을과 내년에 놀랄만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외신들은 당분간 애플에게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묘안은 없어보인다고 비수를 꽂았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애플에 대한 눈높이가 이미 낮아져 국내 애플 관련 부품주들이 추가 충격을 받지는 않겠지만 4~6월이 IT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사실상 `실적추락`을 예고하면서 당분간 탄력을 받기도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애플의 성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관련주들의 시름은 한층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오상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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