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오늘 유럽과 미국증시가 많이 올랐다. 가장 발판이 됐던 것은 폴 크루그먼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통화정책 측면이다. 이 과정에서 유럽증시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 유럽도 경기부양 차원에서 금리를 내리겠다는 소식이 이탈리아에 재선 구도가 잡히면서 상승 작용했다.
오늘은 대조적인 한국경제에 대해 알아보자. 냄비 속 개구리에 관한 이야기다. 두 개의 비커가 있다. 첫 번째 비커는 개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인 15도에 맞춰져 있다. 개구리는 이 비커에 들어가면 굉장히 즐길 것이다. 그것의 온도를 서서히 올리는 것이 첫 번째 비커의 실험이다. 두 번째는 45도의 물이 담긴 비커에 개구리를 넣는 실험이다.
45도는 개구리가 가장 싫어하는 온도다. 이 두 비커에 개구리를 넣었을 때 어느 비커의 개구리가 살 것인가. 대부분 뜨거운 물이 담긴 두 번째 비커에 넣으면 바로 삶아질 것으로 보지만 개구리는 두 번째 비커에 들어가기도 전 뜨거운 열기를 감지해 튀어나와 오히려 살게 된다. 반면 첫 번째 비커의 개구리는 서서히 올라가는 온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첫 번째 비커의 개구리가 죽게 된다. 한국경제 관련해서도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증시상황이 좋지 않다. 지표상으로는 1900대 초반이지만 대표적인 지수의 경우 1500대다. 체감적인 주가 수준을 결정할 때는 거래량이 상당히 중요한데 지금 거래량이 4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체감적인 코스피 지수는 1500대다. 지표와 체감에 괴리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다른 국가의 증시는 상당히 좋은데 우리 주가가 더 대조되는 양상이다. 또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의 침체세가 지속되고 있다.
조만간 한국은행에서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할 것이다. 그동안 추세적으로 한국경제 성장률을 2%대 후반으로 봤으며 한국은행에서도 그렇게 보고 있다. 지금은 모두가 경제성장률 2%대로 내려잡는 상황이다. 부동산과 증시, 경제적 측면에서 다른 국가들과 다르게 가는 트리플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트리플 디커플링 현상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뉴 노멀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정책이나 일부 경제주체들이 변화를 읽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경제의 강점을 잃고 트리플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서 냄비 속 개구리 논쟁이 일고 있다.
현재 세계증시의 상황을 살펴보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4룡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되고 있다.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환경이기 때문에 2~3%를 지속하지는 않는다.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과정을 반복하지만 추세적으로는 올라가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분기 성장률이 좋으면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각국이 풀어가는 과정을 보면 뉴 노멀 환경에서는 시스템이나 인프라가 새로운 환경이기 때문에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에 정책을 변경하거나 희희낙락하지는 않는다. 추세적으로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것이 현재 전 세계의 모습이다.
증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좋다. 유럽은 2%대, 미국은 1%대다. 주가가 경제여건에 비해 상당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도 최근 좋다. 오늘도 미국의 주택과 관련된 지표가 상당히 좋아서 미국의 다우지수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홍콩, 싱가포르도 좋다. 중국은 거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강력한 대책을 펴고 있다. 뉴질랜드, 호주, 북유럽도 좋다. 유럽위기 과정에서 나왔던 독일 등의 국가도 모두 좋다. 한국경제 여부와 관계 없이 증시나 부동산, 경기는 상당히 좋다. 이것은 비단 아시아의 4룡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움직임이다.
우리의 적정성장률은 4~5%인데 2% 초반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경제연령은 아직 젊은데 너무 탄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조로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 표현을 일본과 미국에 빗대 시리즈로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일 발표로 한국경제가 상당히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
재정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는 2%대 초반으로 보고 민간 예측기관들은 전부 한국경제와 관련한 비관적 시각이 많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제3자인 해외의 시각은 시간이 갈수록 한국경제를 우려하는 시각이 상당히 높다. 어제도 모 기관이 올해 예측을 2.2%로 가장 낮게 전망했다. 이것이 최근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시각이다.
한국은행만 우리경제에 대해 비교적 괜찮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좋게 나온 것을 정책당국이 서로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논리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덟 분기 정도 0% 성장한 것은 추세적으로 보면 경기가 안 좋기 때문이다. 내일 발표되는 1분기 성장률이 0.8% 이상 나온다고 해도 이 한 분기만 가지고 경제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은 성장률 2%대 초반이냐, 후반이냐의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기관들이 한국경제 성장률을 2%로 본다. 2% 초반과 후반의 큰 의미는 없다. 왜냐하면 경기를 파악할 때는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능력 가능한 성장률을 본다. 만약 우리나라의 체력이 4%라면 4%에 맞게끔 성장률이 나와야 한다. 내 체력이 4%인데 만약 2%라면 그만큼 경기는 좋지 않다는 이야기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3% 중반 내지는 후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2%란 초반과 후반 여부와 관계 없이 도토리 키재기다. 능력 가능한 성장률이 3.5% 이상을 유지한다고 본다면 지금 예측기관이 내놓는 올해 성장률 수준은 1%p 정도의 디플레 갭이다. 경기가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것이 어떤 기관이라도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안 좋게 본다.
경제성장률이 좋지 않다 보니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론이 자주 나오고 있다. 경제가 안 좋을 때는 도약을 위해 숨을 죽이는 과정으로 보고 싶다. 너무 경제성장률이 안 좋을 때 대비적인 측면, 촉구하는 측면의 비관론은 좋지만 이것이 유행처럼 퍼지는 것은 결국 우리경제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4월 위기설, 5월 위기설은 우리나라의 위기판단지표로 볼 때는 재정이 건전하고 외환보유고가 풍족하기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것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위기설에 대해 너무 비관적으로 격화할 필요는 없다.
경제성장률이 2% 떨어질 때는 한국경제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선제적인 부양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경제성장률이 좋지 않고 경제가 안 좋은데 이런 각도에서 한국경제가 다시 한 번 올라서기 위해 지금 국면에서 입장이 잘 정리되어야 한다. 그 중 특히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한국은행과 재정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서 간 쓸데없이 1분기 성장률이 다소 좋게 나온 것을 가지고 국민을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느끼는 상태다.
내일 한국경제 성장률이 좋게 발표되더라도 국민들이 얼마큼 공감하느냐가 중요하다. 성장률이 높게 나온다면 그때 반드시 지표의 허구성을 많이 이야기할 것이다. 지표는 1900대 초반이지만 체감적인 주가는 1500대가 지금의 증시 모습이다. 우리는 현재 지표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책 당국 차원의 개선 필요성이 있다.
지표, 체감경기 간 괴리 문제가 언제부터 발생했는가. 통계의 과학화 작업을 통해 지표와 체감경기를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정책 당국의 입장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통계의 과학화를 통해 그 차이를 줄여줘야 한다.
정부 통계에 대해 체감적으로 느끼지 못하면 그 정부의 통계를 바탕으로 펴는 정책을 국민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경제 시그널에 대해 국민들이 반응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간 괴리가 축소되는 것은 중요하다. 그를 토대로 활력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는 정말 침체된 상태다.
우리경제 성장률 지표가 조금 올랐다고 경제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정말 어려운 상태다. 침체된 활력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유럽도 전통적으로 물가안정을 하는데 금리인하 이야기가 나오니 주가가 올랐다. 이것이 지금 유럽 국민들이 바라는 사항이다. 경기가 어려운 상태에서 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하다 보니 즉각적으로 반영하지 않는가. 분기별 성장률과 관계 없이 지속적으로 한국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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