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20분경.. "이번달 기준금리 동결입니다."
다소 이외였다.. 기자실이 웅성거렸다.
지난 1950년 한국은행 창사이래 가장 많은 기자들이 한은을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이번달 금통위에 쏠린 시선은 뜨거웠다.
당정청의 금리인하 압박에도 김중수 총재는 마이웨이를 외쳤다.
한국은행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2.75%로 6개월 연속 동결했다.
▶ 김중수 경기 침체 `방관`
표면적으로 김중수 총재는 아직 금리를 내릴 만큼 경기가 심각하지 않고 금리를 내려도 인하효과를 낼지 여부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물경제 둔화속도는 상상 이상이다.
지난달 생산-소비-투자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고 취업자수는 두 달 연속 20만명대 증가에 그쳤다
특히, 한창 일해야할 청년층의 취업률은 40%을 밑돌아 30년 만에 최악이다.
정부는 8분기째 제로성장에 그칠 것이란 우려 속에 경기부양을 위해 17조원 안팎의 슈퍼 추경을 준비하고 있다.
▶ 현오석 VS 김중수 `엇박자` ..불안한 서민들
당정청은 추경까지 불사하면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어우러져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하지만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총재의 현재 경기인식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2.3%로 대폭 낮췄지만 한국은행은 지난 1월에 3.2%에서 2.8%로 수정 제시했지만 금리를 내리지 않아 금리인하 타이밍을 실기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현오석 경제부총리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경기부양을 위해서 재정, 통화, 부동산 등 모든 정책이 하나의 패키지로 운영되야 효과가 있다며 한은의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여기에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한은이 기준 금리 인하나 중소기업에 대한 총액한도대출 확대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적극 검토해주기를 촉구하면서 공개적으로 한은의 독립성에 직격탄을 날렸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나서서 한은의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김중수 총재 입장에서는 이번에 금리를 내려도 동결해도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다.
금리를 내리면 그동안 자신의 경제관이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것과 동시에 당정청에 압력에 굴복에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을게 뻔했다.
동결해도 경기침체를 방관하다가 금리인하 타이밍을 실기했을 뿐 아니라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보일수 있었다.
결국 김 총재는 자신이 수차례 언급했던 저금리기조 장기화에 따른 자산 버블 등 부장용을 우려해 금리 동결 카드를 제시했다.
문제는 이런 현오석-김중수 양대 경제정책 수장의 엇박자를 바라보는 서민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누구의 경기 판단이 맞을까..올 상반기 경제성적표가 답을 줄 것으로 보인다.
▶ 기댈 것은 `추경`..규모 확대되나
정부와 한은의 정책 공조가 사실상 물거품이 되면서 다음주 발표 예정인 정부의 추경 편성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다음주 17조원 안팎의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은의 금리 동결로 추경 편성 규모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위기 직후 1999년 28조4천억원의 슈퍼 추경에 버금가는 규모로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정부는 12조원 플러스 알파에서 알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은의 공조가 절실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준다면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해서 12~15조원대 추경 편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경기 둔화 영파로 마이너스 통장으로 시작하는 새 정부는 국가부채도 신경이 쓰인다.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은 재정건전성을 훼손하고 소규모 추경편성은 경기 부양 효과가 미미하다.
야당이 2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재원조달 방식에는 여전히 여당과 대립각이다.
4월 임시 국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전문가들 `한은 금리 내려야" 한목소리
김중수 총재는 인플레를 걱정하지만 전문가들은 디플레를 더 우려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오정식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목표라는 것은 상한선만 지켜서 되는 것이 아니고 하한선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한선을 못 지키면 경제는 디플레이션에 빠지기때문에 한은은 금리를 낮춰서 경기부양도 해야하고 불필요한 외자유입에 동기를 약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상경대학장도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은 가계부채와 환율문제와 연관해서 금리정책에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웃나라 일본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경기부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경기부양을 위해 일본 중앙은행장을 갈아치우며 돈을 풀고 있다.
전형적인 관치 행정의 표본이지만 일본국민들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일본 경기덕에 아베노믹스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정책 공조를 해도 어려운 판에 김중수 총재의 안일한 경기 전망이 아쉽다.
정치경제팀 이인철 기자 (ic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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