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2부- 마켓리더 특급전략
KDB대우증권 김학균 > 올 한 해만 놓고 보면 한국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그렇게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환율과 관련된 부담이 있고 한국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미국경제를 좋게 보는 것도 부동산 시장의 반등이 한 이유가 된다. 글로벌한 비교의 관점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낫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다만 1월에 우리증시는 떨어지고 우리가 아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는 올랐다. 우리경제를 소규모 개방경제라고 말했는데 소규모는 빼야 한다. 세계 10대 안에 들어가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국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개방경제인데 한국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떨어지더라도 글로벌증시와 한국증시의 방향성이 다를 수는 없다. 1월에 다르게 움직였던 것은 한국시장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약점을 생각하더라도 다소 과한 디커플링이었다.
어제 오른 것은 글로벌증시와 한국증시의 갭을 좁히는 것인데 그 트리거는 어느 정도 마련되고 있다고 본다. 엔화 가치를 아직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원달러환율이 떨어지는 부분은 진정이 됐다고 생각한다. 부동산도 한국이 여전히 어렵지만 신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부양책에 대한 기대는 있다.
여러 가지로 보면 한국이 가진 핸디캡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1월보다는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좁혀나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미국이 10% 오를 때 한국이 5% 오르고 상대적으로 수익률의 갭은 존재할 수 있겠지만 1월처럼 방향이 다른 흐름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주가의 되돌림이었다고 평가가 가능하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경기가 좋아졌음을 뜻한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 가격이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경험하지 못했던 저금리의 덕을 본 측면도 있다. 장기적으로 경기가 좋아진다고 해도 미국이 돈줄을 죈다면 자산시장이 통화정책이 바뀔 때도 별 다른 충격 없이 오른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통화정책이 바뀔 때 한 차례 홍역을 치를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아직 미국의 통화정책이 바뀔 때가 아니라고 본다. 미국의 경기와 금리를 놓고 보면 금리가 오를 여지가 있다. 미국경기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를 경기가 아니라 미국 정부부채의 함수로 본다면 미국 금리가 오르면 큰일 난다. 미국의 재정과 관련된 여러 논의들이 있는데 금리가 올라 미국정부의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 미국 재정에 대한 그림을 다시 짜야 한다.
지금 미국 정부가 부채에 대해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서 중앙은행이 성급하게 출구 전략을 쓸 것인가. 미국의 출구전략과 관련된 것은 내년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연준은 여러 차례 금융시장에 가이드라인을 줬다. 금리가 너무 낮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면 채권시장에 버블이 있는 것은 맞지만 미국 연준이 준 가이던스는 실업률은 6.5%까지 떨어져야 되고 물가는 2.5%까지 올라야 통화정책을 바꾸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금융시장도 믿으면 된다. 미국의 실업률이 언제 6.5%로 떨어질 것인가. 미국 일자리가 15만 개 정도 늘어난다면 2년 정도가 걸릴 것이다. 금융시장은 미리 여러 이벤트에 대해 선반영하는 측면이 있다.
대략 1년 정도 지나야 미국경제가 정상화되고 미국 성장률이 높아지면 금리가 높아지더라도 미국정부 입장에서는 세금을 더 걷어 재정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그런 각도에서 시장이 선반영을 한다고 해도 내년 정도가 되어야 출구전략이 본격적인 현안이 될 것이다.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흔들린다면 3월에 있을 FOMC에서도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 출구전략을 완화시키는 코멘트가 나올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본다.
속도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방향은 바닥을 치고 좋아지고 있다. 그런데 경기가 고점을 치고 떨어지고 있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면 그것이 마음에 와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는 것은 늘 경기와 상관 없이 좋지 않았다. 과거처럼 체감할 정도로 경기가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사이클이 나타나기 보다 최근에는 경기의 흐름 자체가 밋밋해졌다. 아래로 골도 깊지 않고 좋아질 때도 고점도 높아지지 않는데 경기 사이클이 밋밋해진 이유는 투자의 부진에 있다.
기업들이 열심히 투자를 해야 경기가 좋을 때 그 힘으로 경기가 쭉 뻗을 수 있고 투자를 잘못해 과잉 투자가 만들어지면 경기 하강의 골이 깊어진다. 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하다 보니 경제가 굉장히 밋밋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대처에 대해 시사점을 꼽는다면 과거와 같은 경기 진폭이 큰 사이클이라고 생각하면 하반기에도 경기가 좋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처럼 주기가 짧아진 경기의 사이클을 생각할 때 하반기의 경기가 좋아졌을 때 아주 우습게도 경기가 우물쭈물 고점을 찍고 하강할 수도 있다.
올 한 해를 놓고 보면 경기에 대한 리스크는 오히려 상반기, 지금처럼 긴가민가하면서 바닥에서 좋아질 때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 하반기는 주가가 어느 정도 레벨업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생각하면 경기가 정말 좋아져야 한다. 하반기의 주가가 안 된다고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시장은 상고도 되고 하고도 될 수 있는데 하반기에는 경기 사이클이 짧아진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상반기가 주식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진폭은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은 시장일 수 있다.
채권이 너무 버블인 상태이니 채권으로 가 있는 돈이 빠져 나와 주식으로 올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런데 이 의견에 대해서는 많이 공감하지 않는다. 채권이 버블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미국 10년짜리 국채수익률이 2%다. 이론적으로 금리란 명목성장률 수준인데 미국이 실질성장률 2%, 물가상승률 2% 하면 금리가 4%로 가야 한다. 그러면 2% 금리가 너무 낮은 것이다. 금리가 낮은 것은 결국 버블이라는 것이다. 버블은 마지막에 잘못 걸리는 사람들이 치명상을 입는 게임이다.
지금은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통해 마지막에 버블을 잡아줄 것이라고 공언하는 것이고 중앙은행이 그런 액션을 취하는 것은 공공부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큰 일이 나니 중앙은행이 그런 액션을 취하는 것이다. 저금리 하에서는 전체적으로 유동성이 많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수급이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에서 주식이 빠져 나오는 그림은 적어도 공공부채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그래야 채권 버블이 끝나는 것이다.
결국 섹터 전략이 중요하다. IT, 특히 IT 탑픽이 좋아 보인다. 다만 세컨티어 종목의 경우 엔화 약세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니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을 만든 것을 빼면 LG전자와 비즈니스 모델이 같다. 아주 탑티어의 휴대폰는 아니며 TV를 만드는 등 똑같은데 세컨티어 종목의 경우 IT도 엔화 약세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잘 나가는 탑픽 IT 기업이 좋아보이고 경기가 턴어라운드한다면 소재나 산업재도 아주 긴 그림은 아니더라도 상반기에는 전통적인 경기민감형 종목도 기회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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