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습에 대한 불편한 착각들] 12편. 영어학습 패러다임의 변화: ESL에서 ELF로
‘미국에서는 이렇게 말하니까’ 혹은 ‘미국 사람들은 이렇게 발음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를 영어 수업시간에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가령, water를 ‘워러’가 아닌 ‘워터’라고 발음하면 발음이 촌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것 말입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는 한국인인데 왜 꼭 미국사람처럼 말을 해야 하는지 의아한 일인데요, 미국 문화의 영향 때문인지 당시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원어민처럼 말하기’ 혹은 ‘원어민 발음 따라잡기’를 위한 영어 자료와 강의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영어를 ‘원어민처럼 사용하기’는 영어학습의 궁극적 목표일까요?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무엇을 목표로 삼아 어떻게 영어 학습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최근 영어교육 분야에서는 패러다임의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영어에 관점이 ESL (English as a Second Language)에서 ELF(English as a Lingua Franca)으로 바뀌고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그것 입니다. 이 변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인식되고 있는 변화입니다.
ESL은 영어를 “native speakers”들의 모국어로 간주하고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받아들이는 교육 방식인 반면, ELF는 영어를 각기 다른 모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간주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ESL은 영어를 “native speakers”처럼 사용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데 비해, ELF은 영어를 “native speakers”처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영어 학습 현장에도 변화를 가져오는데요,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꼭 미국이나 영국 출신의 caucasians일 필요가 없으며, 영어가 유창한 인도, 필리핀 혹은 싱가폴 출신의 사람에게 영어를 배우는 것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는 것. 그것이 바로 ELF에서 시작되는 변화입니다.
이제는 좀 식상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영어는 세계 공용어입니다. 과거에 우리가 배웠던 영어는 “native speakers”들의 전유물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할 때인 것입니다. 이제water를 ‘워터’가 아닌 ‘워러’라고 발음을 하면 ‘외국물 좀 먹었나보네.’하며 우스개 소리 삼아 칭찬하던 것도 이제 과거의 패러다임인 것이죠.
한국사람이 한국사람처럼 발음하고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얼마나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잘 이해할 수 있는지, 얼마나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입니다. 우리의 영어 학습의 목표는 interaction 능력 향상임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이선하 ELF 강사. <a href="http://blog.naver.com/goseonha">http://blog.naver.com/goseonh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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